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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2개월 연속 상승…내년 삼성·하이닉스 영업익 20조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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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낸드 가격 두 달째 상승세
삼성·SK 내년 흑자전환 전망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생산 라인 확대
HBM 설비투자
온디바이스 AI도 대응

12월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됐지만 반도체 시장엔 봄바람이 불고 있다. D램과 낸드 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모양새다. 적자 늪에 빠져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내년 흑자전환을 점치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D램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내년에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이후 신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 장기 초호황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D램과 낸드 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55달러로, 전월보다 3.33% 상승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11월 고정거래가격도 평균 4.09달러로, 전월보다 5.41% 올랐다.


D램과 낸드는 지난 10월 각각 15.38%, 1.59% 상승하며 2021년 7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반등했다. 반도체 제조사들의 감산과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HBM 등 신규 고성능, 고가 반도체 생산에 여념이 없어 기존 제품 생산량이 더 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고객사들이 적극적으로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간 과잉 재고로 헐값에 팔리던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가격 협상력도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공급자 중심으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는 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악의 상황을 지나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과 SK하이닉스 실적도 회복될 전망이다. 내년 메모리 시장이 회복되면서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각각 누적 12조6900억원, 8조76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년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을 14조~15조원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8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새로운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 오르기 위한 작업에 분주하다. 특히 AI, 고성능 컴퓨팅 시장 성장에 대응하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생산 라인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우선 설비투자는 주로 HBM 관련 인프라에 이뤄질 예정이다. 내년에도 챗GPT를 포함한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 붐이 이어지면서, 여기 들어가는 핵심 메모리 반도체인 HBM에 대한 수요 증가는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BM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현재의 2.5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이미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물량에 대한 협의를 완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HBM 시장에서 초반 승기를 잡고 있는 SK하이닉스도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50%가량 늘릴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3뿐 아니라 HBM3E까지 내년도 캐파(생산능력)가 '솔드아웃'됐다'"고 말했다. 아직 만들지 않은 물건이 다 팔렸다는 이야기다.


AI 서비스가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PC에 바로 적용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 시대에도 대응한다. 삼성전자는 당장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가우스'를 탑재하기로 했다. 내년 4분기부터는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저지연와이드(LLW) D램 양산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내년 3월 공개 예정인 애플의 증강현실(AR) 디바이스인 '비전 프로'에 고대역 스페셜 D램을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온디바이스 AI 메모리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포스는 오는 2027년까지 AI 서버 시장 연평균 성장률을 36% 수준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AI 시대 최대 수혜자는 AI용 CPU라고 할 수 있는 GPU를 만드는 미국 엔비디아였지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도 점차 AI 시대의 혜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들이 내년을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 혹은 슈퍼 사이클의 원년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계기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35% 이상 역성장했으나, 내년에는 43% 이상 반등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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