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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구재값 하락에, 인플레 2% 청신호…"피벗보다 금리인하폭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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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내구재 가격, 2.2% 하락
PCE 상승률 내년 1.8% 예상
파월도 통화긴축 종료 시사
내년 3월 0.25%P 인하 전망이 60%
블룸버그 "내년·후년 1.25%P씩 인하"

미국의 내구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내년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플레이션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속속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사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전환) 시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내년 피벗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금리인하 폭이 얼마나 될 것인가로 논의 주제가 옮겨가는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상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월 내구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0.5% 내려 2년4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뒤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차 부품이 1년 전보다 1.5% 떨어졌고, 가전제품 등은 2.2% 내렸다. 내구재 물가 하락에 힘입어 Fed가 주시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도 10월 3%로 1년 전(6.3%)의 절반 이하로 내려갔다.


미 내구재 물가 상승률은 1995~2020년 연평균 -1.9%였지만, 인플레이션이 급등했던 지난해 2월 10.7%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공급망 불안과 수요 급증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도 2021년, 2022년 인플레이션 상승 분의 절반이 공장 가동 중단, 물류난 등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이후 공급망 정상화에 따라 내구재 가격도 안정을 찾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로 인플레이션 하락 분의 80%가 수요 약화와 공급망 안정에 따른 것으로 추산됐다.


서비스 물가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렸던 내구재 물가가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도 빠르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내년 중반까지 근원 내구재 물가 하락이 가속화되면서 서비스 물가 상승을 상쇄하고, 그 결과 PCE 상승률은 내년 9월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UBS 은행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내년 4분기 인플레이션이 1.7%로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앞서 Fed는 2026년은 돼야 인플레이션이 2%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두 기관 모두 Fed의 예상보다 훨씬 앞선 시점에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앨런 데트마이스터 UBS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자동차 가격 하락이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망 문제가 가격을 밀어올렸다고 하면, 공급망 문제 해결은 가격을 다시 균형 상태로 낮추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썝蹂몃낫湲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1년 반 동안 전례없는 속도로 이뤄진 통화긴축의 '끝'이 가까워졌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13~14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지난 1일 애틀랜타 스펠만 칼리지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정책이 제약적인 영역으로 들어왔다"며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과잉대응과 과소대응 위험의 균형이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포장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으로 해석했다. 미국 국채 금리도 즉시 반응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9시45분 현재 4.22%선으로 파월 의장의 발언 전(4.33%) 보다 하락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4.69%선에서 4.58%선으로 내려왔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내년 금리인하 폭으로 모아지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3월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60% 가량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도 Fed가 내년 3월을 시작으로 내년과 2025년 각각 1.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내년 꾸준히 상승해 연말 5%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완만한 침체에 해당한다"며 "경기침체 징후가 명확해지면서 Fed가 내년 3월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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