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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스팩]②초대형 스팩은 외면…'뒷문 상장 통로' 부정적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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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스팩 합병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종목 없어
규모 있는 기업은 직상장 선호…"뭔가 부족해 스팩 이용 인식"

스팩(SPAC)을 통한 상장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대형사들의 스팩 합병 상장 사례는 여전히 전무한 상황이다. 대형사들의 외면으로 스팩은 '뒷문 상장 통로'라는 인식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스팩19호는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제출 기한이 마감되면서 지난 달 13일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관리종목 지정일로부터 1개월 안에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된다. 따라서 NH스팩19호는 이달 13일 전까지 스팩 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스팩은 존속가능 기간이 3년으로, 존속 기간 만료 6개월 전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2021년 5월21일 상장한 NH스팩19호는 11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대형 스팩으로 주목을 받았다. 공모금액이 960억원에 이르러 국내 상장 스팩 중 최대 공모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NH스팩19호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스팩 중 처음으로 합병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앞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던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 동양밸류오션스팩, 우리스팩1호 등은 합병에 성공하지 못해 결국 청산된 바 있다.


NH스팩19는 오아시스와의 합병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결국 불발에 그쳤다. NH스팩19호는 당초 투자설명서에 스팩 합병의 대상으로 '중소·중견기업'을 명시했지만 합병 기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6월 이 대목을 삭제했다. 이어 합병 대상 법인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상장폐지의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해 공모 규모 850억원으로 상장을 추진했던 미래에셋드림스팩 1호는 한 차례 고배를 마신 후 올해 공모금액을 700억원으로 줄여서 상장했다. 코스닥 상장 스팩 중 최대 규모를 자랑했지만 청약 경쟁률이 0.46대 1을 기록하면 실권주를 떠앉기도 했다. KB증권이 상장을 추진했던 대형 스팩 KB제24호스팩은 지난 3월 공모금액 400억원 규모로 상장에 나섰지만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이어 6월에 공모금액을 320억원으로 낮춰 재도전했지만 역시 상장하진 못했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스팩의 공모 금액 규모가 대체로 중형으로 표준화돼 있고 상대적으로 대형 스팩의 상장·합병이 부진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중소형 스팩들이 꾸준히 상장하고 활발하게 합병하는 것과 달리 대형 스팩들이 고전하는 건 규모가 되는 기업의 경우 직상장을 더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스팩 합병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종목은 단 한 곳도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기업은 스팩 상장보다는 직상장을 선호한다"면서 "스팩 합병으로 상장하면 직상장을 하기에 뭔가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란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있어 굳이 스팩을 선택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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