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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또 형제의 난…조현식, MBK와 지주사 경영권 인수 추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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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조현식 고문, 차녀 조희원씨와 손 잡고 공개매수 나서
50%넘는 의결권 확보하면 MBK 측에서 한국앤컴퍼니 이사회 장악
조현범 회장 지분 42.03% 보유, 대항 공개매수도 가능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 차녀 조희원씨와 손잡고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상장 유통지분 공개매수에 나선다.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기존 대주주이자 차남 조현범 회장 중심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가 주도권을 가지고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서 이사 과반수와 대표이사를 지명할 권한을 가진다.

MBK, 한국앤컴퍼니 M&A 추진

5일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관련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인수·합병(M&A) 목적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원이다. 공개매수일 이전 1개월(1만4187원), 3개월(1만2887원)의 가중산술평균 주가보다 각각 41%와 55%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공개매수 공고일 직전 영업일인 4일 종가 1만6820원보다도 19% 높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오전 10시10분 기준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선 2만1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발행주식총수(9493만5240주) 중 약 27.32%(2593만4385주)다. 공개매수 목표의 최소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20.35%(1931만5214주)이며, 최대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27.32%(2593만4385주)다.


공개매수자는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주식 수가 최소 매수 예정 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이 최대 매수 예정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 공개매수 대상 주식 수량 범위에서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대금은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신고서에 따르면 공개매수자인 MBK는 한국앤컴퍼니의 주요 주주인 조현식 고문, 조희원 씨와 공개매수의 공고 전인 지난달 30일 공개매수 및 보유주식에 대한 권리행사와 관련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당사자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최대주주 및 그 특별관계자(조현식 고문, 조희원씨 제외)와 의결권(의결권의 행사를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포함)을 공동으로 행사하거나,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약정하지 못한다.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는 MBK의 동의 없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하지 못한다.


또 공개매수에서 최소 매수 예정 수량 이상의 주식이 응모돼 주요 주주 보유 지분 포함 50%를 넘는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확보하는 경우, MBK가 한국앤컴퍼니 이사 총수의 절반을 초과하는 수의 이사를 지명할 권한을 가진다.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는 이사 총수에서 공개매수자가 지명한 이사의 수를 뺀 수에 1명을 더 뺀 수의 이사를 지명하기로 했다.


대표이사는 계약 당사자 간 합의로 지명하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 MBK가 대표이사를 지명하기로 했다. 한국앤컴퍼니의 이사회 내 위원회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및 인사위원회(신설 예정)의 위원 과반수는 MBK가 지명하기로 했다.


조현식 고문 및 조희원씨는 주주 간 계약서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채무 등 공개매수자에 대한 일체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공개매수자를 본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발행주식에 대해 근질권자로도 설정했다.


조현식 고문의 경우 한국앤컴퍼니 발행의 보통주식 1797만4870주(발행주식총수의 약 18.93%)를 소유하고 있으며, 조희원씨는 1006만8989주(발행주식총수의 약 10.61%)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자가 이번 공개매수로 발행주식총수의 약 20.35%인 1931만5214주 이상을 확보하면 자기주식을 제외한 한국앤컴퍼니 발행주식 총수의 50.0% 이상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 공개매수 기간은 5일부터 20일간이다. 20일째 해당일이 12월24일 일요일이라 청약은 12월22일까지 할 수 있다. 결제일은 12월27일이다. MBK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성공해 50%를 넘는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확보하게 되면 기업지배구조를 다시 바로 세우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한국앤컴퍼니의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 사법 리스크로 얼룩진 한국앤컴퍼니그룹

국내 최대이자 글로벌 6위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앤컴퍼니그룹은 경영권을 놓고 장남 조현식 고문과 차남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2020년 장외 매각(블록딜) 방식으로 조현범 회장에게 지분 전량(23.59%)을 매각하면서 경영권의 무게추가 기울었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가 조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조현범 회장은 특정 하청 업체로부터 납품받는 대가를 얻는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등을 선고받았다. 이후 혐의를 인정하고 상고를 포기했다.


유죄 인정 이후 국민연금은 조현범 회장(당시 한국앤컴퍼니 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현식 고문(당시 부회장) 측과 대립각을 세울 당시 조현식 고문 측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2021년 3월 주총에서 조현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또 양측이 내세운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서도 조현식 고문이 추천한 이한상 교수의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현재 국민연금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펀드운용사인 MBK가 이번 공개매수에 과감하게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MBK는 소액주주, 외국인, 기관 등이 보유한 지분을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까지 인수할 예정이다. 총투입 대금은 최고 3863억~518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MBK는 이번 공개매수에 2조3000억원 규모의 2호 스페셜시추에이션 펀드 자금을 활용한다.


MBK 측의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의 지분이 42.03%에 이르기 때문이다. 조 회장 측이 가격을 올려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이 지분 8%가량만 더 확보해도 지분율은 50%가 넘는다. 다만 시장에선 조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상황으로,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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