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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관.종.]트위치 떠난 빈자리, 아프리카TV 세상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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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철수 후 유튜브·네이버와 경쟁 구도
'여캠' 다수 이적 때 별풍선 매출 탄력

편집자주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한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국내 굴지의 1인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지난 6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경쟁 플랫폼인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 ‘트위치’가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덕분이다. 이에 아프리카TV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주간 검색 순위 3위를 차지하는 등 증권가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시장에서는 과거 아프리카TV가 트위치와 국내 시장을 양분할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는 만큼 트위치의 철수가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아프리카TV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가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고, 유튜브가 1인 미디어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는 만큼 아프리카TV가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별풍선’ 매출 꾸준한 성장…탄탄한 재무구조

아프리카TV는 국내 대표 1인 멀티미디어 플랫폼 ‘AfreecaTV’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매출 구성은 플랫폼 77%, 광고 및 콘텐츠 제작 21.2%, 기타 1.8% 등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플랫폼 매출은 1인 방송 진행자인 BJ(Broadcasting Jockey)에게 선물할 수 있는 별풍선과 구독 등에서 나오는 매출이다. 또 광고스킵, 본방입장 등 유저의 편의성을 높이는 퀵뷰 등 기능성 아이템도 플랫폼 매출에 포함된다. 최근 한 BJ가 올해에만 약 400억원 이상의 별풍선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심을 끈 바 있다. 이처럼 플랫폼 매출은 20~40대의 1인 미디어 이용률 증가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주요 수익원인 BJ의 콘텐츠 및 커뮤니티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을 지원하고 적절한 수익배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최근 유행하고 있는 숏폼(Short-form) 동영상 서비스를 업데이트하고 e스포츠 전문 케이블TV 채널인 ‘아프리카콜로세움’ 등을 설립하는 등 플랫폼 강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아프리카TV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사업은 광고다. 전통적 디스플레이 광고 형식의 플랫폼 광고와 아프리카TV의 라이브 스트리밍 특성을 활용한 콘텐츠형 광고로 구성돼 있다. 광고의 경우 2021년 시작한 AAM(아프리카TV 애드 매니저) 솔루션을 통해 맞춤형 광고 상품의 실시간 경매를 도입해 플랫폼 광고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고 대행사,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등을 인수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 3분기 말 기준 아프리카TV의 누적 연결 매출액은 24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51억원보다 5.2% 증가했다. 매출액은 2020년 1966억원에서 2021년 2723억원, 지난해 3150억원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올해 매출액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3431억원으로 전년 대비 9%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별풍선 집계 사이트 풍투데이 데이터에 따르면 아프리카TV 상위 1000위 BJ들의 지난 10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해 4분기에도 별풍선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며 플랫폼 매출은 26% 증가가 예상된다”며 “광고 매출도 지스타 관련 캠페인 광고 증가로 성장해 전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꾸준한 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로 갖추고 있다. 아프리카TV의 지난 3분기 말 연결 기준 총자산은 5409억원, 부채총계는 261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93.6%다. 다만 부채 중 대부분이 충전된 별풍선 등으로 실제 총차입금은 175억원이다. 여기서 현금성자산이 3221억원 수준이라 사실상 무차입 경영 수준이다.


이처럼 넉넉한 현금을 바탕으로 아프리카TV는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다만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진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2013년 일본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태국·대만·홍콩 등에 법인을 세운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에서 12억원, 태국에서 9억원, 일본에서 4억원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만과 홍콩에서는 적자를 냈다.



트위치 유저의 선택은?…“여캠 흡수 시 수혜”

아프리카TV가 시장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경쟁 업체인 ‘트위치’의 한국 철수 때문이다. 트위치는 아마존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1위 기업이다. 특히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5조원에서 2028년 2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스트리밍 데이터 전문 분석 기관 스트림 햇쳇에 따르면 트위치는 올 3분기 기준 전 세계 게임 스트리밍 시청자 중 53%를 점유하고 있다. 그 뒤를 유튜브가 40%, 페이스북, 아프리카TV, 킥 등이 7%를 나눠 갖는 구조다.


트위치는 국내에서 2017년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당시 아프리카TV가 점령하던 국내 시장을 양분한 바 있다. 모바일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국내 모바일 앱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트위치가 119만명, 아프리카TV가 120만명 수준이다. 이처럼 잘 나가던 트위치는 지난 6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24년 2월27일부터 한국 트위치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사의 망 사용료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커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이유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아프리카TV의 반사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스트리머의 입장에서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이미 생태계가 거대하게 생성된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 역시 트위치 출신 스트리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기능 확대, 문화적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굴지의 IT기업 네이버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CHZZK·가칭)을 내놔 트위치 수요를 끌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네이버는 오는 19일 게임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치지직의 공개 시험 서비스(OBT)를 시작한 후 내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치지직 서비스는 게임 방송에 적합한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커뮤니티, 후원 기능 등을 제공하고 주문형비디오(VOD) 다시보기도 지원할 예정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6년 전이었다면 트위치 철수에 따른 수혜는 온전히 아프리카TV가 받았겠지만 현재는 유튜브 활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네이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트위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아프리카TV에 배타적인 분위기가 존재해 네이버의 노력에 따라 트위치 스트리머와 유저들이 단체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아프리카TV가 여성 BJ 캠 방송 카테고리 강점을 살려 트위치 여캠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면 실적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아프리카 별풍선 등 매출 내 여캠 카테고리의 기여도는 약 50% 수준이다. 주말 저녁 기준 여캠 방송 수는 약 350개다. 국내 트위치 내 최근 30일 평균 시청자 수가 50명 이상인 스트리머 1892명 중 여캠 카테고리는 약 232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약 50%만 아프리카TV로 이적한다면 실적 측면에서 기존 대비 12%가량의 수혜가 기대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트위치의 트래픽 대부분은 치지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실적 기여도가 높은 여캠 스트리머가 아프리카TV로 이적한다면 유의미한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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