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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자금력-명분-사법리스크-캐스팅보트' 카드 동시에…막판 총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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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가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20% 올려
금감원에 회장 측 백기사 지분 매입 조사 요구 '총공세'

MBK파트너스가 '자금력-명분-사법리스크-캐스팅보트' 등 4가지 카드를 동시에 꺼내며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인수·합병(M&A) 막판 총공격에 나섰다. MBK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우군으로 지분 매수에 나선 후 주가가 다시 1만원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공개매수가를 20% 인상했다. 또 조 명예회장과 hy(한국야쿠르트) 등 회장 측 백기사들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시세조종 및 공시위반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등 전방위 압박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는 MBK는 '캐스팅 보트'로 여겨졌던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공개매수 지지 선언까지 끌어내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 분쟁이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썝蹂몃낫湲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왼쪽)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장남 조현식 고문.

'실탄 두둑' MBK 공개매수 가격 2만4000원으로 인상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 15일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공개매수가를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높였다. 정정된 매수가는 이날 한국앤컴퍼니 종가(1만5850원) 대비 약 51% 높은 수준이다. 앞서 MBK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차녀인 조희원 씨 측과 함께 지난 5일부터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조현범 현 회장과 지분 경쟁을 벌여왔다. 주가는 MBK가 공개매수 전략을 발표한 이후 공개매수가(2만원)를 줄곧 웃돌다가 지난 12일 아버지 조 명예회장이 조 현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자 1만원대로 추락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총 57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조 현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42.89%에서 45.61%로 높아졌다. 이후 업계에선 아버지의 지원 속에 경영권 분쟁의 승세가 조 현 회장에게 기울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MBK가 공개매수가 인상을 전격 결정하면서 소액주주들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공개매수에 참여하려는 주주는 22일까지 대행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주식 매각을 신청할 수 있다. 결제일과 매매 체결일이 2거래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22일까지 공개매수에 응하기 위해서는 20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MBK의 '지배구조개선' 명분 소액주주에 통할까

조양래 명예회장 지분 취득 사실 공개 후 15일 주가가 다시 1만원대로 급락한 것과 관련해 MBK 측은 "기존 지배구조 체제선 주가 1만원대를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MBK 측은 "기존 지배구조 체제에서는 주주가치, 기업가치가 제대로 발현될 수 없음이 입증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공개매수 실패 시 주가는 1만원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증명된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시장에선 기존 대주주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경영권 분쟁 초반부터 MBK 측은 조 회장을 둘러싼 횡령·배임 혐의를 들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들고나왔다. 조 회장은 2019년 뇌물 수수 혐의로 실형을 산 데 이어, 200억원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 됐다. 조 회장의 거듭된 사법리스크로 국내 1위·세계 6위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전기차 중심으로 바뀌는 타이어 산업 변화에 속도감 있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주가 역시 경영권 분쟁 발생 전까지 1만원대 언저리를 맴돌며 힘을 쓰지 못했다.


조 회장 측 우군에 '법률적 리스크'로 압박…'선관의무' 이행하려면 공개매수 응해야

MBK 측은 최근 조 회장의 아버지인 조 명예회장과 hy 등 조 회장 측 백기사에 대해선 절차 위반 및 법적 리스크, 의결권 제한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압박하고 있다. MBK는 조 명예회장이 지난 7~14일 6거래일에 걸쳐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2.72%)를 사들인 것은 시세조종 혐의가 짙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MBK 측은 조 명예회장이 장내에서 7일부터 지분을 매집했음에도 조 회장이 8일 특수관계인 지분을 공시하면서 이를 적시하지 않은 것은 주식 대량보유 보고 의무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위반 혐의가 입증되면 조 명예회장의 의결권은 6개월간 제한된다. 조 회장 측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hy도 앞서 지분을 장내 매집해 1.5% 내외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K 측은 "hy의 경우 경영권 분쟁이 종식되면 주가가 1만원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개인이 아닌 회사가 주식을 산 것이라 공개매수에 응할 계획없이 주식 매입을 결정하는 경우 관련 경영진의 회사에 대한 선관주의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며 "이미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보유한 회사 입장에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이번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선관주의의무에 부합하는 결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캐스팅보트' 조희경 이사장 MBK 공개매수 지지‥"아버지 이용한 사리사욕 바로잡아야"

한편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MBK 측 공개매수를 지지했다. 시장에선 공개매수로 조 회장과 조 고문 및 MBK 지분율 격차가 좁혀지면 조 이사장의 지분 향방이 '캐스팅 보트'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조 이사장은 "이러한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아버지의 행보도 본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조 고문과 조희원의 입장을 지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분쟁 과정에선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현재 조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03%다. 반면 조 고문은 18.93%,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는 10.61%를 보유하고 있다. 조 이사장을 포함한 세 사람의 합산 지분율은 30.35%다. 조 이사장은 2020년 조 명예회장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조현범 회장에게 넘겼을 때 가장 먼저 문제를 삼은 인물이다. 조 이사장은 당시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조 명예회장에 대해 한정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했고 조 고문이 가세하면서 분쟁이 본격화했다. 법원은 병원의 정신 감정 결과를 토대로 내년 1월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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