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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성사 여부 '불투명'…단타만 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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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20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 376만주
이전 한달 평균 거래량 대비 11.8배
MBK가 내건 최소 수량 조건 충족 쉽지 않아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을 놓고 집안 싸움이 벌어진 가운데 MBK파트너스 공개매수 성공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개인 주주와 외국인의 공개매수 참여율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최소 물량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간 시세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단타 매매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전날까지 12거래일 동안 한국앤컴퍼니 하루 평균 거래량은 376만주로 집계했다. 지난달 6일부터 지난 4일까지 한 달 동안 평균 거래량 32만주보다 11.8배 늘었다. 평균 거래대금도 45억원에서 761억원으로 커졌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을 지지하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졌고 거래량도 늘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5일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를 내세워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최소 1931만5214주

(지분율 20.35%)에서 최대 2593만4385주(27.32%)를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공개매수에 응하는 주식 수가 최소 매수예정 수량 미만이면 매수하지 않겠다는 단서 조건을 달았다.


공개매수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인 지난 4일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1만6820원이었고 다음날 주가는 2만1850원까지 뛰었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주가는 지난 14일까지 2만원을 웃돌았다. 조 회장을 지지하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장내에서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2.72%)를 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1만600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2만4000원으로 올리면서 주가는 1만7000원 선을 회복했다.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가 몰렸다. 개인은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5일에는 36만5000주를 순매도했다가 6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138만주 이상 사들였다. 평균 매수가가 2만1900원으로 현재 주가와 비교했을 때 20% 가까이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후로도 개인은 사고팔고를 반복하면서 한국앤컴퍼니 거래량이 늘어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앤컴퍼니 전체 상장 주식 수는 9494만주가량이고 조 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가 보유 중인 주식 7200만주를 빼면 유통 주식 수는 2294만주다. 외국인 보유지분 9.4%까지 제외하면 개인과 기타 법인 등이 보유한 물량은 1400만주다. 조 회장 측 백기사가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이면서 유통물량은 계속 줄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최소 수량 기준을 충족하려면 외국인과 개인 등 일반주주가 보유한 물량의 80% 이상이 공개매수에 응해야 하는 셈이다.


최근 주식을 매수했다가 주가가 하락하면서 손해를 본 주주는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가 1만7700원과 공개매수 가격인 2만4000원을 비교하면 장내에서 매도하는 것보다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최근 거래량을 봤을 때 공개매수를 노리고 저가에 매수한 뒤 보유하려는 투자자가 많다고 보기에는 거래가 여전히 활발하다. 매수 후 보유하려는 투자자가 많아지면 물량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유통 물량이 줄어든다. 손바뀜이 활발하다고 해도 전체 거래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투자자라면 사고팔고를 반복하면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릴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으로 한국앤컴퍼니가 주목받으면서 투기성 매매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12거래일 동안 총 거래량은 4516만주로 회전율(거래량/유통 주식 수)은 200%를 넘어선다. 짧은 기간 손바뀜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기간을 오는 25일까지로 설정했다. 23일부터 휴일이기 때문에 22일 오후 3시30분까지만 접수한다. 20일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다. 앞으로 이틀 동안 주가 흐름에 따라 공개매수에 응할 주식 수가 줄어들 여지가 있다. 지난 15일 이후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투자자들은 21일과 22일 한국앤컴퍼니 주가 흐름에 따라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불확실성이 큰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보다 장내에서 매도하고 수익을 확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조 회장 측도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입장문을 통해 "MBK의 공개매수 계획은 최소 수량이 매수에 응하지 않으면 단 1주도 매입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매우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가가 공개매수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MBK의 공개매수를 믿지 못하는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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