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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떨어지자… 대기업들 줄줄이 회사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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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하향 안정화… 최대 1조원까지 발행 예상
통화정책 불확실성 속 이자비용 낮추려는 의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000억 입찰에
1.4조 몰려… 기관 투자 대기자금도 충분

국내 우량 대기업들이 연초부터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금리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가운데 최근 1년 내 최저 수준으로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늘었다. 연기금 등의 주요 채권 수요자들이 연초 대규모 투자 실탄을 장착하면서 회사채 시장으로 기관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신용등급 AA), 롯데쇼핑(AA-), 호텔롯데(AA-), 한화(A+),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 한화솔루션(AA-), 현대오일뱅크(AA-) 등의 대기업들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채권 발행을 준비해 왔다.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회사별 정확한 발행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 기업이 최대 1조원까지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수천억원 수준의 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 미래에셋자산운용(AA), KCC(AA-)는 각각 최대 4000억원, 1500억원, 5800억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증권신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해 온 SK그룹과 LG그룹 계열사들도 연이어 채권 발행시장에 나올 태세다. SK그룹은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적자와 이차전지 분야에 대한 투자로 10조8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유플러스, LG전자 등을 중심으로 4조83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롯데그룹이 4조3400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연초부터 대기업 회사채 발행이 몰리는 이유는 최근의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와 연관성이 높다.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유통금리는 지난해 10월 하순 4.864%에서 꼭지를 찍고 지속적으로 내려와 지난해 연말 3.823%에서 저점을 형성했다. 새해 들어 금리가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1년 내 최저 수준의 금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급격히 높아진 이자 비용을 고려하면 지금이 회사채 발행의 적기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회사채 주요 수요자인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주요 투자기관들의 투자 대기자금이 늘어난 것도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에 영향을 줬다. 대형 투자기관들은 연말에 이듬해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상반기 내에 절반 이상의 신규 자금을 집행한다. 회사채 투자의 절반가량이 연초와 1분기 이내에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B업계 관계자는 "연간 10조원 내외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SK그룹의 경우 채권 금리 1%를 낮추면 연간 이자비용을 1000억원 낮출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향후 금리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재 금리 수준은 채권 발행에 상당히 매력적인 수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채 수요예측을 시작하면 기관 대기자금이 대거 회사채 쪽으로 몰리면서 추가로 금리를 더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전날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회사채 4000억원어치를 입찰하는데 기관자금 1조4200억원이 몰렸다. 채권을 사겠다고 몰려든 자금이 발행액의 3배를 넘어서는 셈이다. 넘치는 투자수요 덕분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회사채 발행금리를 민간채권평가사 채권평가 금리(민평금리)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채권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채권 발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태영건설 이슈가 채권시장 전체에 큰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업종별, 신용도별로 채권시장 양극화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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