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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12월 ‘알짜 소형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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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 증가 상위권 모두 시총 100위 이하 중소형주
상위권 업종도 모두 달라…알짜 회사에 '골고루 베팅'
경기에 민감한 여행·레저·음식료는 '매도'

국민연금의 2023년 12월 장바구니 키워드는 '내실'이었다. 총 48개의 종목을 거래해 28개는 순매수, 20개는 순매도를 했다. 중소형 우량주는 집중 매수했지만 경기와 직결된 내수 관련주는 줄이는 선택을 했다. 국민연금은 2023년 3분기 말 기준 총 137조4000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시총 합계(8일 기준 2494조1600억원)의 5.5%에 해당한다. 보유 지분율 5%가 넘는 기업도 281개인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다.

실속 있는 중·소형주 '베팅'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 가운데 지분을 늘린 곳은 총 28개였다. 지분 증가율 기준 상위 10개 종목의 업종이 모두 달랐다. 어느 한 업종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담았다는 얘기다. 비중을 높인 '톱5'는 이수페타시스(10.09→12.83%), 씨에스윈드(10.02→11.4%), 풍산(10.59→11.5%), 코스맥스(12.61→13.35%), LS(13.32→13.85%) 순이었다. 모두 시가총액 100위권 밖이며 시총 3조원 이하의 중·소형주라는 점이 눈에 띈다.


국민연금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이수페타시스는 인공지능(AI) 수혜주로 분류된다.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고다층기판(MLB)을 납품하고 있다. MLB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여러 개 쌓아 올린 제품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권태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업황 부진으로 전기·전자 업체들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으나 이수페타시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이라며 "AI 및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가속화로 꾸준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국민연금의 장바구니에 담긴 또 다른 종목인 씨에스윈드는 세계 1위 풍력발전기타워 제조 기업이다. 코스맥스 역시 세계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1위 업체다. 풍산은 1968년 창업 이래 비철금속 소재산업과 방위산업에 몸담은 국내 대표적인 방산 기업이며 LS는 LS그룹의 지주회사다. 전기차, 이차전지, 로봇, 풍력 등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의 먹거리 사업을 이끄는 컨트롤 타워다. 면면을 보면 국민연금이 실적과 성장성이 우수한 알짜 회사에 베팅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여행·레저·음식료는 '매도'

반면 국민연금은 호텔신라(10.99→9.82%), 씨앤씨인터내셔널(12.86→12.1%), 그랜드코리아레저(11.92→11.33%), 농심(12.29→11.71%), HD현대일렉트릭(13→12.44%) 등 20개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이 가장 많이 감소한 10개 종목 중 경기에 민감한 여행, 레저, 음식료품 업종이 절반인 5개였다. 또 다른 음식료 종목인 대상(10.93→10.38%), 삼양식품(13.18→12.72%) 역시 장바구니에서 덜어낸 종목이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은 '어닝쇼크'였다. 매출 1조118억원, 영업익 77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하회했다. 면세사업 부문 적자가 발목을 잡았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역시 영업적자 73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항공편, 크루즈, 전세기 등 중국인 단체관광 수요 회복을 위한 인프라가 원활히 회복되지 못하며 국내 면세의 매출 반등이 지연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 덕분에 수혜주로 지목됐던 1년 전과는 분위기가 180도 바뀐 셈이다.


음식료 역시 당분간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기조로 인해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었고, 이는 필수 소비재인 음식료 소비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2024년에도 불황 지속에 따라 음식료품 내수 소비에서 큰 폭의 외형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로 1.9%를 제시하며 "고금리 영향 지속 등으로 회복세는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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