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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개미들, 반도체 털고 이차전지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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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령대별 종목 보니
포스코홀딩스 매수 1위
3040 평균수익률 15~17%
60세 이상도 최다 매수 종목
이차전지주, 증시 핵심으로
삼성전자·현대차 인기 시들


부동산 호황기에 30·40세대들이 주로 매입한 지역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였다. 30·40세대들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인기 지역이었던 노원구는 이들의 매수세 덕분에 2021년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 젊은 층의 픽(PICK)은 어떤 종목이었을까. 지난해 30·40 개미들이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이차전지 관련 주식이었다. 가장 많이 매수한 주식 종목은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였다. 지난해 증시 대세주였던 이차전지주에 수급이 몰리면서 관련주 주가 역시 우상형 곡선을 그렸고, 그 결과 이를 주로 매입한 30·40세대의 지난해 주식 투자 평균 수익률은 15~17%를 기록했다.



11일 아시아경제가 NH투자증권 빅데이터센터의 2023년(1월2일~12월28일) 연령대별 매수·매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0대는 포스코홀딩스를 가장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홀딩스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 1위를 차지했다. 노후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60대(60세 이상)조차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가 아닌 포스코홀딩스였다.


포스코홀딩스는 2022년 3월 포스코가 물적분할하며 탄생한 회사로 이차전지 광풍과 함께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부모의 입김이 닿아 삼성전자 등 전통 강자를 주로 매수하는 10대마저 삼성전자 대신 이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포스코홀딩스는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차기 국민주로 부상했다. 이 같은 폭풍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는 2022년 말 27만6500원에서 지난해 7월 장중 76만4000원까지 오르며 180%의 상승률을 보였다.


30대가 포스코홀딩스 다음으로 많이 산 종목은 에코프로였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7월 장중 150만원을 넘으며 코스닥 황제주로 등극했다. 지난해 개장일(1월2일) 에코프로 주가가 10만56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4배 가까이 주가가 치솟았다. 하지만 이차전지 수급이 악화되면서 폐장일 종가는 고점보다 58% 내린 64만70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 다음으로 매수세 강했던 종목은 에코프로비엠과 LG화학, SK이노베이션 순이었다. 매수 상위 5개 종목이 모두 이차전지주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이차전지주에 집중한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40대의 매수 상위 목록도 30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40대가 지난해 가장 많이 픽한 종목은 포스코홀딩스였으며 30대와 마찬가지로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LG화학을 주로 샀다. 다만 30대가 많이 산 종목 5위가 SK이노베이션이었다면 40대에선 포스코퓨처엠이 순매수 종목 5위에 올랐다.


이차전지주가 젊은 개미들의 러브콜을 받은 이유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안으로 국내 이차전지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차전지 수주 공시로 인한 실적 개선, 전기차 시장 확대 움직임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성동WM센터 PB팀장은 "지난해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 발표, 중국산 핵심 광물과 소재 및 부품 등이 탑재된 전기차는 보조금을 제외한다고 밝히면서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했다"며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이차전지 소재 및 부품 관련 장기 대량 수주 공시가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현실화하는 과정 중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에 따라 이차전지 업체들 가격 상승으로 개인 수급이 몰리는 현상이 빚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차전지주를 주로 쓸어 담았던 개인들의 지난해 주식 투자 수익률은 15.9%였다. 30대와 40대의 투자수익률은 각각 16.9%, 15.3%를 기록했다. 지난해 고금리 경쟁으로 예·적금 이율이 최대 10%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를 웃도는 수치다.


이차전지주가 증시를 뜨겁게 달구면서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의 인기는 시들했다. 개인들 선호주였던 삼성전자는 주가 하락에도 개인들이 늘 꾸준히 사들이는 종목이지만 지난해에는 순매도 1위 종목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SK하이닉스는 3040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고꾸라졌다. 저조한 실적에 주가도 미끄러졌다. 세대를 막론하고 개인의 매도 행렬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6만원 밑으로 내려가며 5만전자로 주저앉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10만원대에서 7만원대까지 주가가 내려갔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우, 현대차, 기아 등이 순매도 종목 상위 목록에 올랐다.


다만 올해도 이차전지주가 젊은 층의 선호 종목으로 남아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차전지주는 과열 양상 우려가 커지고 전기차 판매 부진 등 대외 환경 악화로 하반기로 갈수록 순매수세가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차전지 테마는 단기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이차전지 산업의 주가 흐름을 결정하는 전기차 판매량과 정책 변수, 금리 등을 고려하면 주가 회복은 하반기에 가능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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