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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혹한기에도…유니콘·흑자기업에 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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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상위 기업 3곳 빼고 유니콘·흑자기업
바이오·의료 분야 1위…초기기업에도 활발

지난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과 '흑자 기업'에 벤처캐피탈(VC) 투자가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하면서 '믿을만한 곳'에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터진 '파두 사태'를 계기로 이런 기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11일 벤처투자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상 총 투자 건수는 1304건, 집행금액은 6조7300억원이었다. 2022년엔 2210건, 14조8600억원이었다. 각각 41%, 55%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과 비교해봐도 감소 폭이 크다. 지난해 세계 VC 투자금액은 3457억달러(약 455조원)로, 2022년 5314억달러(약 700조원)에 비해 34.9% 감소했다.


투자유치 톱10, 유니콘·흑자기업 대부분

투자유치 금액 기준 톱 10위 가운데 비욘드뮤직컴퍼니(2000억원), 리벨리온(1700억원), 대영채비(1100억원)를 제외한 7개 기업은 모두 유니콘이거나 '흑자 기업'이었다. 무신사(2000억원), 헬리녹스(1400억원), 오케스트로(1300억원), 동화일렉트로라이트(1200억원)는 2022년 기준 흑자 기업이다. 무신사와 함께 컬리(1200억원), 토스페이먼츠(1000억원), 한국신용데이터(1000억원)는 유니콘이다. 이미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거나 실제로 수익을 내는 기업에 투자가 쏠렸다.


유니콘이나 흑자 기업 모두 해당하지 않는 3곳도 해당 업계에서 '1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음원 저작인접권 투자 인수 및 매니지먼트 기업인 비욘드컴퍼니는 아이유와 성시경 등 유명 가수를 비롯해 국내 최다인 2만7000개 이상의 음원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KT 협력사인 리벨리온은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기업이다. 대영채비는 국내 1위 전기차 충전 서비스 전문 기업이다.


업종별로 보면 투자 건수와 금액 기준으로 모두 바이오·의료 분야 기업에 가장 많은 투자가 몰렸다. 합계 7527억원(135건)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시리즈 A 이하 초기 단계 투자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는 37.5%, 건수 기준으로는 80.3%를 차지하며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갑 닫은 VC, 올해는 '반등' 기대

지난해 기업주도형 VC를 제외한 VC 중 가장 많은 투자를 집행한 곳은 총 1773억원(18건)을 투자한 IMM인베스트먼트였다. 투자금액 기준으로 아주IB투자(1493억원), KB인베스트먼트(1206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752억원), 프리미어파트너스(718억원)가 뒤를 이었다. 2020년대 이후 처음으로 3000억원 이상 투자한 VC가 자취를 감췄다.


업계에 새로 뛰어드는 VC도 대폭 줄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신규 VC는 2022년 42곳에서 2023년 3분기 기준 13곳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7월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예상 연 매출(1202억원)과 실제 매출(2~3분기 합계 3억8000만원)이 큰 차이를 보여 '뻥튀기 상장' 논란을 일으킨 파두를 계기로 VC들이 투자에 있어서 더욱 깐깐해지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올해 벤처투자 업계는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과 바닥은 지났다는 낙관론이 공존하는 가운데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우세한 상황이다. 한국벤처투자가 최근 발간한 'VC 트렌드리포트'를 보면 국내 VC 종사자 65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52.3%가 긍정적으로, 24.9%가 부정적으로 시장을 전망했다. 나머지 22.8%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최항집 모다플 대표(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는 "시장이 갑자기 급반등하기는 당연히 어렵겠지만 정책자금이 확대되고 경기가 나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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