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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건설 '잠원동 사옥' 담보로 자금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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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사태로 자체 자금조달 어려워져
625억 담보부사채 발행… 캠코 보증 받아
분양률 낮은 사업장, 자금투입 부담 증가

KCC건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서울 강남에 있는 본사 사옥을 담보로 내놓고 자산관리공사(KAMCO·캠코)의 보증을 받았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으로 건설사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담보나 보증 없이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C건설은 총 625억원어치의 담보부사채를 발행한다. 캠코가 보증을 제공한 담보부사채 500억원어치와 캠코 보증 없는 일반 담보부사채 125억원어치다. 만기는 모두 2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KCC건설은 사채 담보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사옥을 내놨다. 이 건물은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587에 위치한 대지 규모 3043.3㎡(약 922평), 연면적 1만6323.9㎡(약 4947평)의 오피스 건물이다.


KCC건설 본사 건물은 당초 지주사인 KCC가 소유하고 있다가 2020년 자회사인 KCC건설로 주인이 바뀌었다. KCC가 글로벌 실리콘 회사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자금이 부족했던 탓이다. 당시 빌딩 매매 가격은 1600억원 수준이었다. 최근 3~4년간 강남 오피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치가 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KCC건설은 여러 은행에서 자금을 빌리는 과정에서도 이 건물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약 1500억원 규모의 근질권이 설정돼 있어, 이 건물의 담보 여력이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번 담보부사채 발행에 캠코 보증까지 받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KCC건설이 이런 방법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이유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체적인 자금 조달 능력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KCC건설은 지난해 4월 9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로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키움증권 등의 국내 증권사들이 채권을 인수해 시장에 내다 팔았다. 2년 만기 채권으로 금리는 약 7% 수준이었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는 최근 한국신용평가 자료를 인용해 KCC건설이 중견 건설사들 중 자기자본 대비 PF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위험군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유사 위험이 있는 중견 건설사로 KCC건설과 함께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등을 꼽았다.


IB업계 관계자는 "KCC건설의 절대적인 우발채무 부담이 다른 건설사 대비 많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도급 사업장 중에 일부 지방 사업장 분양률이 저조한데 이런 사업장에 공사비를 선(先)투입하면서 자금 부담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 프로젝트 사업장 공사비 투입 부담이 증가하면서 영업현금흐름(OCF)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까지 잉여현금흐름(FCF)은 7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FCF 적자 폭 285억원의 2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자금 부담이 늘면서 순차입금 규모는 1127억원까지 증가했다. 2022년 말 403억원에서 3배 수준에 육박했다. 일부 분양률이 저조한 주택 현장에 공사비를 투입하면서 자금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이 가운데 태영건설발 건설사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전반적으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 KCC건설은 장기 회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있지만, 단기 기업어음(CP) 등급은 지난해 말 기존 A2에서 A2-로 떨어졌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개시했지만, 당분간 PF 및 건설사 부실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을 것"이라며 "우량 자산을 담보로 내놓거나 정부 보증을 받지 않고서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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