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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부실에 쪼들리는 엠캐피탈, 1500억 자산유동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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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자산 활용해 유동성 확보‥우리은행 측면 지원
기업·투자금융 부실 확대로 대체 자금조달 수단 활용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엠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던 대출·리스 자산 1500억원어치를 유동화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우리은행이 신용공여를 제공하면서 자금 조달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엠캐피탈은 하이투자증권과 KB증권을 주관사로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4159건의 리스채권과 할부채권 1500억원어치를 우리은행 신탁에 매각했다. 우리은행은 특수목적법인(SPC)에 신탁수익증권을 발행한 뒤 이를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다시 발행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150억원을 한도로 우리은행의 신용공여를 받았다. 채권 상환이 불발되면 우리은행이 신용공여 금액 한도 내에서 유동화증권 상환 자금을 지원한다.


유동화증권은 상환 우선순위에 따라 1000억원 규모의 선순위증권과 460억원어치의 후순위로 구분된다. 선순위 증권은 기관 투자가들에게 매각하고 460억원어치의 후순위증권은 엠캐피탈이 인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나 할부로 의료기기, 자동차 등을 구매한 개별 채무자들이 엠캐피탈에 채무를 상환하면 이를 유동화증권 상환 재원으로 우선 사용한다.


엠케피탈이 이런 방법으로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는 것은 PF 부실에 대한 우려로 캐피탈채 발행 등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엠피탈(신용등급 A-)을 비롯해 오케이캐피탈(BBB+)과 DB캐피탈(BBB) 등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엠캐피탈과 DB캐피탈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오케이캐피탈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이들 캐피털사는 PF와 기업금융 자산이 많고 부실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엠캐피탈은 새마을금고가 출자한 사모펀드(PEF)에 인수된 이후 PF를 비롯한 투자금융 자산을 대폭 늘렸다. 투자금융 자산은 2020년말 3951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1조2892억원으로, 기업금융 자산은 같은 기간 4257억원에서 7836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PF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엠캐피탈의 부동산금융은 총 6917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의 18.5%를 차지한다. 이 중 건설 시행사업에 대출해 준 브리지론 1311억원을 비롯한 PF 대출이 5959억원에 이른다. 담보부대출로 분류된 1000억원가량의 브리지론까지 합치면 전체 브리지론은 2311억원으로 증가한다.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7%로 높지 않다. 부실 여신이던 휴랜드산업개발 사업장을 매각하고 다른 부실채권 회수도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해 9월말 기준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한 요주의여신 비율은 21.6%로 증가했다. 서울 청담동 주상복합 브리지론 410억원, 부산 동구 주상복합 PF 259억원 등의 개발 사업 사업주가 대출 상환을 연체하면서다. 연체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실채권 비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엠캐피탈의 자금조달 능력도 약화했다. 엠캐피탈은 올들어 공모로 캐피탈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올해 초 교보증권을 주관사로 사모채 2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PF 부실 확대 우려로 공모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산 매각이나 유동화 등의 대체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해 운영자금이나 차입금 상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권의 PF 부실이 증가하면서 이런 방식의 자금 조달이 늘고 있으며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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