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시공사 의존도 높은 '부동산PF'…"자금경색 땐 위험 확대"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시공사 책임준공·조건무 채무 인수 요구
건설사 자금경색→다른 PF 사업장으로 확산
정부의 시장원리에 기반한 지원 필요
금융당국, 시중은행·증권 이어 2금융권에 충당금 압박
건설사 회계처리도 '중점 심사 대상' 선정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의 자금경색이 지속되면 부동산 PF 특성상 양호한 사업장이나 기업으로 위험이 증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동산 PF 위험에 대한 고찰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우리나라 PF는 시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탓에 건설사 자금경색이 발생하면 개발이 중단될 위험이 커지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PF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겪으면서 총 여신 한도 제한 등 조치와 함께 건설사는 책임준공확약 등 보다 부담이 완화된 신용보강을 제공하게 됐다. 또한 증권사가 유동화 관련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등 신용보강 제공 기관 역시 다양해졌다.


썝蹂몃낫湲 9조원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운명이 결정되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그러나 보고서는 시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건설사의 자금조달 상황에 따라 위험이 한꺼번에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브리지론이나 본PF 대주단은 시공사의 신용등급을 포함해 시공능력평가순위를 고려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고 시공사의 책임준공이나 조건부 채무인수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중견, 중소 시공사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전히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동화증권을 발행할 때도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이 시공사의 신용등급과 연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증권사가 제공하는 매입보증의 신용보강은 시행사나 시공사의 신용등급 하락 시 의무가 면책되는 구조가 많다.


이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이자율 상승 지속 등으로 건설사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약화될 경우 건설사 위험은 현재보다 커질 수 있다"면서 시행사의 낮은 자본력, 본 PF 대금으로 브리지론 상환, 수분양자 자금의 공사비 사용, 시공사의 신용도 의존 등 구조적인 문제로 경기 하락 때는 부실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가 부동산 PF 부실로 위한 위험 확신을 막기 위해 적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위험 관리에 애쓴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시장 원리에 기반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부동산 PF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가와 시장원리에 기반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 PF 시장 참여자들의 인센티브를 이해하고 시장구조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썝蹂몃낫湲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5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공사현장이 멈춰 서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현재 부동산 PF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건설사의 신용도를 포함해 PF 우발 채무 및 신용보강 기관 등 환경을 고려할 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와 저축은행 사태에 견줄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내 신용등급이 있는 건설사 중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등급이 투자부적격인 건설사의 비중은 각각 40% 이상이었으나 현재는 각각 19%,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건설사의 신용보강은 주로 책임준공에 한정돼 PF 우발 채무로 인한 주요 건설사 건전성 악화 위험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다. 증권사의 유동화증권 발행 관련 신용보강도 증권사 자체 위험관리 능력과 자본여력이 커져 이전에 비해 탄탄한 상태다.


한편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부실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주요 시중은행, 증권사에 이어 지난 25일 저축은행·캐피털·상호금융 임원들을 소집해 부동산 PF 충당금을 더욱 적극적으로 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본 PF로 전환 가능성이 낮은 브리지론은 결산 시 100% 예상 손실로 인식하도록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건설사 부실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해 '건설 등 수주산업 결산·외부감사시 유의사항'을 마련하고 수주산업 회계처리를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건설업과 조선업의 경우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공사수익을 진행률로 인식하는 점을 악용해 손실을 수익으로 분식하는 사례가 있다. 중요한 우발부채나 충당부채를 누락해 재무제표 신뢰를 훼손하는 경우도 있다.


신규종 금감원 국장은 "공사진행률을 조작하거나 중요한 지급보증 등을 재무제표 주석에 누락하는 등의 회계위반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수주산업 회계처리를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해 집중 점검하는 등 엄정히 관리·감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