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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금융지주 실적, '희비' 쌍곡선…KB웃고 우리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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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ELS·충당금·기준금리 등 변수

이번 주부터 순차 공개될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실적이 희비 쌍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지주는 견고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리딩뱅크'를 수성할 것으로, 신한·하나·우리 등 다른 금융지주회사들은 보합·역성장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다만 업계선 올해는 금융지주회사들에게 녹록지 않은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확대,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피해배상, 상생금융 확대 등 굵직한 악재가 적지 않아서다.


29일 금융정보 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예측 전망치 종합)는 4조8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조3948억원) 대비 10.81% 증가한 수치다. 당초 순이익 규모가 5조원을 넘을 것이란 예상엔 못 미쳤으나,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상생금융 관련 비용, 태영건설 충당금 인식 등의 악재는 타사와 다르지 않지만, 3분기 말 기준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이 약 37%에 이를 정도로 잘 구축된 포트폴리오, 업계 선두인 13.7% 수준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튼튼한 기초체력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금융지주사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전년(4조6423억원) 대비 3.20% 줄어든 4조4938억원으로 소폭의 감소세를, 하나금융은 전년(3조5524억원) 대비 0.15% 늘어난 3조5578억원으로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증권·보험계열사를 보유하지 못한 우리금융의 경우는 11.98% 감소한 2조7652억원에 머물러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전반적으로 금융지주사 실적이 보합·감소세에 머무른 것은 지난해 말 확대된 상생금융 관련 부담, 태영건설 관련 손실인식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은행권은 금융당국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이자 환급(캐시백)을 추진키로 했는데, 각 은행마다 비중은 다르지만, 관련 비용의 70~80%를 지난해 실적에 반영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은행권이 4분기에만 상생금융 관련 부담(1조4000억원),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충당금 설정(3100억원) 등으로 약 1조7000억원의 비용을 인식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생금융 등 일회적 부담 요인이 사라지면서 올 한해 금융권 실적 전망 역시 밝은 편이나, 업계선 악재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우선 다수 은행이 취급한 홍콩H지수 추종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연초부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관련한 배상 문제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각 은행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자산운용 사태 당시 금융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따라 40~80%의 배상 비율로 배상한 바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이후론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제동 장치가 마련됐던 만큼 DLF, 라임사태 때와 양상은 다르겠으나 일정 정도의 부담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당국이 부동산 PF 등 부실화됐거나 부실화될 조짐이 있는 대출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금융회사에 부실화됐거나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 PF와 관련한 손실인식을 강화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언제가 될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하면 그간 은행권의 실적을 떠받치던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면서 "또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그동안 대출에 기대던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으로 옮겨갈 수 있는 만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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