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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중도상환수수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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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정금융 추진위’ 개최
제2금융권, 획일적 0.5%~2.0% 수수료
강압·사기 대출 피해자에 채권추심 완화


금융감독원이 제2금융권의 획일적인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제도를 개선해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덜고 보험 승환계약(갈아타기)으로 발생하는 보험계약자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보험회사와 금융소비자 간 합의로 체결되는 화해계약상 소비자에게 불리한 문구를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강압과 사기로 인해 대출받은 범죄피해자에 대한 채권추심을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30일 금감원은 제1차 '공정금융추진위원회'를 개최해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보험계약 등과 관련한 불공정한 금융관행을 개선하고 금융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5개 과제에 대해 심의했다. '공정금융추진위원회'는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위원장으로 소비자보호 담당 부원장보를 포함해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장, 김지아 경제·금융 유튜버 등이 외부위원까지 참여하는 심의기구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전사 등 대출 중도상환 발생 시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기회비용, 대출 취급비용 등을 보전하기 위해 모바일 대출까지 0.5~2.0% 수준의 중도상환수수료를 획일적으로 부과하는 관행을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 모바일 대출도 영업점 대출과 동일하게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거나 근저당권설정비가 발생하지 않는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담보대출 수준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은 여윳돈이 생긴 소비자가 대출을 중도상환 하거나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갈아타기 할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은 제2금융권도 은행권 제도개선 추진 상황에 맞춰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실제 발생 비용만을 반영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수수료 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대출모집·계약 시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해 충실히 설명하고 수수료 부과·면제 현황, 산정기준도 공시하도록 한다.



보험 승환계약으로 부담보 기간이 불합리하게 확대된 보험계약의 피해자를 구제하고,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보유한 유병자는 특정 질병이나 부위에 대해 일정기간 부담보(보장을 제한)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나 동일한 보험회사에서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보장내용이 유사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계약 시점부터 부담보 기간을 재산정하는 등 불합리한 조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2017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생·손보사의 부담보 특약이 부가된 자사 승환계약을 점검한 결과 부담보 기간이 불합리하게 확대된 계약이 약 3만2000건에 달했다.


금감원은 동일 보험회사 승환계약 전수 조사를 통해 부담보 기간이 불합리하게 확대된 전체 계약건에 대해 부담보 기간을 축소하도록 하는 한편, 불합리하게 확대된 부담보 기간 중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건에 대해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할 계획이다. 승환계약 시 기존 계약의 부담보 경과기간을 감안해 새로운 계약의 부담보 기간을 설정하도록 제도도 개선한다.


보험회사와 금융소비자가 상호 양보하고 화해계약을 체결해 합의하는 경우 금융소비자가 단순합의로 오해해 계약의 효력을 부인하는 민원을 제기하거나, 보험회사가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한 문구를 명시해 보험금 청구를 제한하는 등 불합리한 업무처리 사례를 개선한다.


금감원은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게 하고자 금융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화해계약서 가이드라인(가칭)'을 마련하고 보험회사가 준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는 ▲화해계약 효력에 대해 계약서에 안내문구를 포함하고 상세히 설명 ▲계약서에 화해의 의미가 드러나는 제목을 사용하고, 계약서에 계약당사자, 분쟁대상, 화해내용 등 화해계약의 기본요건을 구체적으로 기재 ▲보험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문구를 기재하지 않도록 하고, 지연이자 부담 회피 방지를 위해 채무이행기한을 ‘상당기한 이내’로 명시 등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대출원리금 상환을 위한 자동이체 출금 우선순위를 금융소비자에게 유리하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은행은 자동이체 약관 등을 통해 자동이체 시 출금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으나 같은 자동이체 순위 간에는 처리 순서가 없거나 명확한 기준이 없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이에 금융업계 의견을 수렴해 2건 이상 대출을 보유한 차주에 대한 대출원리금 자동이체 출금 처리 순서를 금융소비자에게 유리하도록 약관을 보완하고 전산시스템을 개선토록 하는 한편, 금융소비자에게 출금 순서를 정확히 안내할 계획이다.


아울러 강압, 사기로 인해 의사에 반해 대출을 받은 범죄피해자에 대한 금융회사의 채권추심 완화방안을 마련한다. 금융 취약계층을 감금·억압하거나 사회초년생을 취업을 미끼로 유인해 대출받게 한 뒤 대출금을 편취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은 차주의 범죄피해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될 경우 금융회사가 범죄피해자에 대해 채권추심을 유예할 수 있는 업무처리절차를 모범사례, 내규 등을 통해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미영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위원장)은 "그간 당연하게 여겨온 금융거래 관행을 금융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재검토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개선 과제가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진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보고해 주기 바라며,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숨어있는 불공정한 금융관행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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