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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수첩]미국 주식 투자, 성장주의 그물을 넓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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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지난해 주식시장을 이끄는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 이었다. 특히 이런 장세를 이끈 건 소위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7)'이라 불리는 7개 대형 기술 성장주였다. M7의 면면을 보면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애플·메타·테슬라 등 AI와 관련이 깊다. 이들의 선전으로 미국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한 해에만 43.4%나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AI 관련 일부 종목들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최근 들어 조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후퇴하고 있음에도, 미국 증시는 이런 성장주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 랠리를 기록 중이다.


최근엔 이런 성장주를 매입하지 못하면 이번 상승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일종의 공포감마저 등장하는 조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자산시장 확대 과정에서 나타난, 이른바 '포모증후군(FOMO·Fear of missing out·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재등장 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변동성이 큰 시기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당장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을 두고 엇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시장 간의 괴리는 증시의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의 강한 상승 랠리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 돼 있는 점이 커 보인다.


단기적인 증시 과열 속에 미국 주식에 대한 추가 매수는 부담스러우므로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미 주식을 가진 투자자라면 매도보다는 당분간 보유하는 것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성장주의 그물망을 넓힐 필요가 있다. 산업 응용처가 확대되고 있는 성장주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라는 것이다. 성장주이면서도 그동안 소외당하였거나 가격이 덜 오른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AI 분야 가운데 향후 성장세가 확대될 전기·전자(스마트폰·PC·가전 등), 자율주행, 금융, 보안, 메타버스, 헬스케어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추천한다. 특히 현금흐름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우수하고 시장 변동성에 덜 민감한 '로우 베타(Low Beta·저위험주)'에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


밸류에이션이 높은 개별종목은 변동성을 관리해야 한다. 글로벌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나, 종목 분산이 잘 되어 있는 글로벌 성장주 뮤추얼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변동성이 커질 때 개별 종목의 최대 하락 폭을 피할 수 있어서다.


투자의 목적은 변동성 대비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대형 기술주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지속 편향'에 빠지는 것은 곤란하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만이 긴 인생에 지치지 않고 갈 수 있는 방법이다. 시장 앞에선 늘 겸손한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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