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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무산 책임' 이스타홀딩스 손배액, 2심서 대폭감액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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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근본 위반 및 고의·속임수 없어"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이스타항공, 흑자전환 시동

2020년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계약이 무산된 이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옛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의 소송전이 계속되고 있다. 법원은 제주항공이 낸 민사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이스타홀딩스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배상금은 1심보다 대폭 줄였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 등을 상대로 낸 금전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이스타홀딩스가 13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1심이 제주항공의 청구금액 230억원을 전부 인용한 것과 비교해 항소심에선 인정 금액이 40%가량 줄었다.


"LCC 시장 새판" 주목받던 M&A… 계약 무산에 소송전 본격화

양측의 분쟁은 2019년 말 제주항공이 당시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이던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항공기 45대를 보유한 1위 LCC로서 제주항공은 항공기 23대를 보유한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이스타항공은 애널리스트·기업인 출신인 이상직 전 의원이 2007년 설립한 회사로, 이스타홀딩스가 지분 39.6%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펜대믹(세계적 대유행)이 발목을 잡았다. 이스타항공은 2020년 들어 임직원 임금을 제때 주지 못했고, 그해 3월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체불임금이 불어나면서, 미지급금 해소에 대한 양측의 논의는 평행선을 달렸다. 제주항공은 ▲체불임금 ▲운영비 ▲조업료 ▲유류비 등을 이스타홀딩스가 해결하라고 했고, 이스타홀딩스는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이를 책임져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제주항공은 인수 논의 약 7개월 만에 SPA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2021년 9월 이스타홀딩스 측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스타홀딩스도 제주항공에 맞소송을 냈다. 지난 1심은 "이스타홀딩스는 230억원을 제주항공에 지급하라"며 M&A 무산 책임이 이스타홀딩스 측에 있다고 봤다. 주식매매계약 당시 계약서엔 '매도인 때문에 계약이 해제될 시 계약금을 매수인에게 반환하고, 그만큼의 손해배상예정액을 같이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계약금이 115억원이었으므로 그 2배인 230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스타홀딩스 낸 맞소송은 기각했다.


2심도 이스타홀딩스가 M&A 무산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반환 계약금과 별도로 이스타홀딩스가 줘야 할 손해배상예정액이 과도하다며, 손해배상 부분을 20% 수준으로 줄였다. 2심 재판부는 "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매도인이 진술과 보장 의무를 위반해 매수인이 손해를 봤을 때 매도인이 고의와 속임, 은폐 행위 등이 있던 게 아니면 손해배상액의 총액은 매매대금의 10%를 초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홀딩스가 중요한 면에서 진술과 보장을 위반하긴 했지만, 그것이 근본적 위반이라거나, 고의와 속임수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자사 직원을 자금관리자로 파견했다. 이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재정난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스타항공의 새로운 채무불이행이 코로나19에 따른 사업부인 등에서 발생한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스타홀딩스, 기업회생 절차 종료… VIG파트너스 품에서 재도약 준비
썝蹂몃낫湲 이스타항공이 인천발 국제선 운항재개에 나선 지난해 9월20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재취항 후 첫 항공편 이륙을 준비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인수되지 못한 뒤 항공운항증명서(AOC) 효력까지 중지돼 더 큰 경영 위기를 겪었다. 결국 2021년 2월 회생절차에 돌입해야 했다. 회생절차를 졸업한 것은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1100억원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다. 이에 따라 이스타홀딩스 등이 보유한 구주도 모두 소각됐다. 성정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AOC 발급이 지연됐고, 이스타항공은 다시 새 주인을 찾아야 했다.


이스타항공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였다. 지난해 1월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고,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이스타항공은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토대로 그해 2월 AOC를 재발급받는 데도 성공했다. 항공기 3대로 노선 운항을 재개한 뒤 운항 편수를 늘린 이스타항공은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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