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뉴삼성]③"이재용, 등기이사 복귀해 기업가치 높여야"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사법 리스크 턴 이재용 회장에 대한 전문가 진단
신경영 선언 이은 '뉴삼성' 비전 나와야
컨트롤타워 필요성 강조

전문가들은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뉴삼성'을 실현하기 위해선 컨트롤타워 조직을 정비하고 등기이사에 복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서 책임 있게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 경영 강화 첫발은 '등기이사 복귀'

그간 삼성 그룹 내외에서는 '삼성의 지휘자'인 이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2016년 10월 '갤럭시 노트7' 발화사고로 삼성전자가 대내외에서 품질 논란을 겪자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를 맡았다. 하지만 이듬해 2월 국정농단 사건 연루로 5개월 만에 구속됐고, 이후 사실상 연임을 포기했다.


총수 일가가 등기이사에 오르는 것은 법적인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미등기이사는 이사회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처벌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이사는 이 회장뿐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8일 "이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를 통해 삼성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책임 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이 회장의 공식적인 경영 행보는 삼성전자 이사회 복귀가 1순위라는 평가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이달 중순께 이사회를 열고 3월 정기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 등 일부 사외이사 임기가 올해 만료된다. 이사진 교체가 불가피한 가운데, 이 회장이 사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교수는 "단순히 삼성이라는 기업만을 위한 게 아니라 일반 주주들 입장에서도 책임 경영은 당연하다"며 "등기이사로 복귀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보국·신경영 선언 이은 '뉴삼성' 로드맵 필요

삼성 임직원을 비롯해 주주들과 국민들에 미래 비전, 일명 '뉴삼성' 로드맵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이병철 창업회장은 '사업으로 나라에 공헌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신념으로 삼성을 이끌었으며, 이건희 선대회장은 '신경영 선언'을 통해 초일류 회사의 기틀을 닦았다. 이 회장은 선대의 경영철학을 계승·발전시킨 '뉴삼성'을 주도하고 있지만, 2022년 회장 승진 이후에도 화두를 던지기보다는 국내외를 활발히 오가며 현장 경영에 힘쓰는 실천적 면모로 메시지를 대신했다.


하지만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비전은 꼭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제는 삼성을 본격적으로 진두지휘할 계기를 맞았다"며 "투자, 인수합병(M&A) 과제뿐 아니라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사업별 산적한 과제가 많기에 리더십을 보이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컨트롤타워' 정규 조직화해야"

M&A 필요성과 맞물려 미래 신사업에 힘을 쏟기 위해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모두 그룹 차원의 중장기적 프로젝트를 조율하는 조직이 있다.


비서실, 미래전략실 등으로 간판을 바꿔 단 삼성의 컨트롤타워 조직은 58년간 운영되다가 2017년 2월 해체됐다. 이후 전자 계열사를 담당하는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의 종합설계시공(EPC)경쟁력강화TF 등을 가동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현재 TF 형태로 있는 컨트롤타워는 사업 지속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해 한시적으로만 두지 말고 정규 조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사례를 들며 "어떤 사안이 있을 때마다 위원회를 신설해 의사결정을 한 뒤 해체하는 수순을 밟았는데, 이 과정에서 책임 회피가 일어나 사업상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었다"면서 "삼성이 그룹 전반의 미래 비전을 갖고 가기 위해선 조직적인 협의체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도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작은 돛단배에는 컨트롤타워가 필요 없지만 삼성은 어마어마하게 큰 항공모함"이라며 "많은 조직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한 컨트롤타워가 없으면 효율성과 통일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3기 준감위에서도 컨트롤타워 재건을 위한 검토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