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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실적 칼바람…홈쇼핑업계 생존전략 찾기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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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청인구 감소, 송출수수료 부담
주요 4사 '모바일 라이브방송' 시장 공략

TV 시청자 감소와 송출 수수료 부담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홈쇼핑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홈쇼핑 4사(GS, CJ, 롯데, 현대) 중 영업이익 1000억원의 고지를 넘긴 회사는 GS홈쇼핑 한 곳뿐이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영업이익이 90% 가까이 급감했다. TV 채널에서 벗어나 생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모습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영업이익이 83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89%나 급감했다. 3분기까지 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 100억원의 이익을 내며 가까스로 흑자를 냈다. 매출액도 2022년 1조778억원에서 9416억원으로 12.6%나 쪼그라들었다. 롯데홈쇼핑의 실적 악화는 일찍 예고됐다.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매년 1000억원 내외의 견조한 영업이익을 유지해왔지만 2023년에는 영업정지, 경기침체 등 여러 악재로 이익이 90% 줄어 성과급을 지급하기 어렵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홈쇼핑 기업들도 좋은 실적을 내놓지는 못했다. GS홈쇼핑은 1179억원의 이익을 내놓았지만, 전년(1426억원)과 비교하면 17%나 고꾸라졌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693억원을 기록해 전년(723억원) 대비 4.1%대 하락세를 보였다. 이익 감소 폭이 한 자릿수 대이긴 하지만 2년 연속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현대홈쇼핑의 타격은 더 컸는데, 6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45% 역성장했다.


홈쇼핑들의 부진한 실적은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TV를 통해 의류, 가전, 식품 등을 사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탓이다. 매출액이 역성장하면서 홈쇼핑들의 재정은 더 어려워졌다. 여기에 송출 수수료 부담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 확대된 것이다.


송출 수수료는 TV 홈쇼핑 회사들이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지급하는 비용이다. 홈쇼핑 기업이 지출하는 단일 비용 중 가장 크다. 2022년 기준 매출 대비 송출 수수료 비중은 66%이다. 홈쇼핑 업계는 지난해 실적 부담, TV 시청인구 감소를 이유로 방송중단(블랙아웃) 카드를 꺼내 들 정도로 수수료 인하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그러나 전체 매출 중 송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하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쉽게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해도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수수료 부담을 이겨내기 위해 홈쇼핑들이 꺼내든 묘수는 ‘모바일 라이브’다. TV에서만 국한하지 않고 모바일채널로 더 많은 소비자와 접점을 쌓겠다는 복안에서다. 주요 회사 중 모바일 라이브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는 곳은 CJ온스타일이다. CJ온스타일은 일찍이 ‘원 플랫폼 전략’을 내세우며 브랜드들이 TV와 모바일 라이브, CJ ENM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광고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올해는 원 플랫폼 전략을 고도화해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인데, 무엇보다 모바일 라이브 확대에 방점을 둘 계획이다. 회사의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만 전년 대비 34.5% 늘어 성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한 달에 200회 정도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조직을 더 확대하고 방송 횟수도 늘릴 것”이라며 “영상에 대한 장점을 모바일 라이브와 지난해 10월 시작한 유튜브 채널에 집약시켜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썝蹂몃낫湲 GS홈쇼핑의 '숏픽' 서비스 화면.

GS홈쇼핑은 지난해 말 ‘숏픽’서비스로 모바일 라이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라이브 커머스 채널에서 송출된 상품 판매 영상을 1분 내외로 편집해 보여주는 숏폼 콘텐츠다. 짧고 간결한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맞춤형 콘텐츠를 내놓은 것이다. TV에서는 1시간에 1~2개 상품을 발견했다면, 숏픽을 통해선 1시간에 60개 이상 상품을 볼 수 있다. 현대홈쇼핑도 플랫폼 다각화 일환으로 모바일 라이브 시장에 힘을 줄 예정이다. 유튜브에선 ‘앞광고제작소’를 모바일 라이브 시장에선 ‘쇼라’를 대표 채널로 운영 중이다. 쇼라에서는 명품, 유아동용품 등을 판매 중인데, 앞으로는 인플루언서 공구 등 다양한 콘셉트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원 소스 멀티채널(OSMC) 전략을 선보인다. 좋은 상품을 소싱해 채널(TV, 모바일 라이브 등) 성격에 맞게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전반적인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현재 구축 중이다. 신사업으로 점 찍은 ‘벨리곰’은 해외시장에 진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글로벌 캐릭터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재점검 시간을 가졌던 가상인간 '루시'는 A.I아바타로 TV홈쇼핑 패션 방송을 진행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가상 인간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만큼 루시를 이슈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를 고민해왔다"며 "인플루언서에서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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