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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둥 세운 '액면분할'‥워런 버핏은 안한다는데[귓속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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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차전지 대표 종목인 에코프로가 주식 1주를 5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실시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에코프로는 8일 코스닥시장에서 전일대비 6만9000원(11.92%) 오른 64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전날에도 13.75% 급등한 바 있습니다.


에코프로는 지난 7일 보통주 1주를 5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추진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액면가는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아지고 발행주식수는 2662만7668주에서 1억3313만8340주로 5배가 늘어납니다.


에코프로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액면분할 안건을 의결하고 다음 달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입니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를 낮추는 대신 그만큼 주식 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주식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 발행이 어려운 경우 이뤄집니다.


주식을 쪼개 주당 가격을 낮추는데, 이를 통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기업의 자본금 등 펀더멘털이 변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당 가격이 내려가도 유통주식수가 늘면서 수급이 보다 원활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긍정적 효과는 각종 지수 편입이 용이해진다는 것입니다. 지수는 시장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기업들의 주식이 담기게 됩니다.


특정 주식의 가격이 너무 높거나 그 변동성이 예측이 안 될 정도로 불안정하다면 지수 자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겠죠.


액면분할의 또 다른 효과는 기업 경영권 방어 효과입니다. 유통 주식이 많아지면 인수 합병 시 노출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을 좇아 기업들은 액면분할을 하게 됩니다.


테슬라 등 대형 기업들은 여러 차례 액면분할을 하면서 주가의 무게를 덜어냈습니다.


반면 주가가 무거워져도 액면 분할을 하지 않는 기업도 있습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액면분할을 꺼리기로 유명합니다.


버크셔해서웨이 주가(A주)는 주당 약 8억원(7일 종가 기준)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버핏이 액면분할을 꺼리는 게 그의 가치투자 철학에 따른 것이라고 봅니다.


버크셔 A주의 주가가 지난 수십년간 버핏의 가치투자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죠.


버크셔 A주의 사례는 극단적이긴 합니다만, 액면분할로 주가를 너무 잘게 쪼개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상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이 모여들어 주가와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이죠.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은 자본금 증감없이 발행주식 수만 증가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과 큰 연관이 없다고 말합니다.


단기적인 주가상승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실적개선이나 기업가치 상승이 일어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과거 연구를 보면 평균적으로 액면분할 공시일 전후로는 주가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평균수익률 역시 60일 전후까지 상승하지만, 그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액면분할=주가 상승이라는 공식이 언제나 통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개인투자자 여러분, 좋은 기업을 보는 눈을 기르고 현명한 선택을 통해 건강한 투자 경험을 쌓으시길 기원합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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