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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이 바꾼 '은둔기업'의 변신…IEA 초청받은 고려아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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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韓기업인 유일 참석

‘은둔의 기업’으로 통하는 고려아연이 달라지고 있다. 회사 대표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국제기구 고위급 인사를 잇달아 공개적으로 접촉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초청으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24 IEA 각료회의’에 국내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참석한다.


주요 장관급 인사들과 글로벌 에너지 기업 CEO가 모이는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핵심광물 및 청정에너지 공급망 확보’ 세션에 참가한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전기차 배터리 등 청정에너지 기술 구현을 위한 국제 협력 방안 등을 고위급 인사들과 논의한다.


앞서 최 회장은 IEA 주최로 지난해 9월 파리에서 열린 ‘핵심 광물 및 청정에너지 서밋’에도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연사로 초청받은 바 있다.


썝蹂몃낫湲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제공=고려아연]

최 회장이 지난해부터 국제 행사에 잇달아 참석하는 건 글로벌 공급망에서 회사가 차지하는 위상이 커졌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 부문 세계 1위 기업이다. 특히 최근엔 단순 제련을 넘어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소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도 참석했다. 고려아연 창사 이래 오너 경영자 참석은 처음이다. 내년에는 다보스포럼 연사로 나서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 회장이 글로벌 보폭을 넓히는 건 2년 전 영입한 김기준 지속가능경영본부장(부사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본부장은 행시 35회로 자유무역협정(FTA) 협정교섭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참사관 등을 지냈으며 한국인 최초로 고위직인 IEA 에너지정책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산업부와 국제기구에서 구축해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 회장을 보좌하고 있다.


1974년 설립된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 영풍그룹 창업주와 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아연과 연, 은, 인듐 등 유가금속 약 15종을 생산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25.15%를 보유한 ㈜영풍이고 장형진 영풍 고문도 지분 3.45%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을 경영하고 있는 최씨 일가는 최 회장 지분 1.75%를 비롯해 고려아연 지분율이 16% 수준이지만, 한화와 현대차 등 우호 지분을 합하면 33%를 넘어선다.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는 최 회장 취임 이후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년째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영을 책임지는 최 회장은 최 창업주의 손자다. 1975년생으로 부회장 승진 2년 만인 2022년 12월 회장에 올랐다.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7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입사했다. 2014년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SMC(선메탈) 사장을 맡아 해외에서 근무하다 2019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썝蹂몃낫湲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9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에너지기구(IEA) '핵심광물 및 청정에너지 서밋'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고려아연)

회사 내부에선 젊은 오너가 경영을 맡으면서 보수적이던 분위기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제련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2021년 12월 신재생·그린수소 에너지,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이차전지 소재를 고려아연의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경영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창사 첫 투자자의날(인베스터데이)을 열고 시장과 소통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고려아연 사장단은 앞으로 10년간 이차전지와 신재생 등 신사업(12조원)과 제련사업(5조원)에 총 1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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