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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금융톡]단 0.1%p차…매력잃은 저축은행 수신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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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저축은행권과 주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격차가 약 0.1%포인트 수준까지 좁혀지면서 1년 새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10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지는 고금리 기조에 저축은행권이 여·수신 등 영업자산 축소로 대응하면서다. 업계에선 기준금리 인하 등 영업환경 전반이 개선되기 전까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전날 기준 3.78%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예금금리(3.50~3.60%) 상단과는 불과 0.18%포인트 차이다.

썝蹂몃낫湲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오르며 예·적금 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제2금융권도 잇따라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웰컴저축은행.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저축은행 중 가장 규모가 큰 SBI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역시 3.70%로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상단(3.60%)과 단 0.1%포인트 차이다. 채권발행 등 별도 자금조달 방안이 없는 저축은행권이 통상 시중은행과 1%포인트 안팎의 금리 차이로 수신을 유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처럼 좁아지는 금리차는 곧 수신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저축은행권의 수신(말잔)은 110조7858억원에 그쳤다. 금융권의 금리경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전년 11월(120조2384억원) 대비 약 10조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런 수준의 금리 격차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악화한 저축은행의 경영상태에 있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역마진을 우려한 저축은행권이 대출자산 축소에 나섰고, 이에 따라 자금 소요가 줄어든 만큼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수신을 끌어들일 유인을 잃은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국 저축은행은 누적 1413억원의 순손실을 낸 바 있다.


악재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감독 당국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하기 위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충당금 적립 강화를 주문했다. 본 PF 전환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은 브리지론에 대해 2023년 말 결산 시점 예상 손실에 충당금을 100% 반영토록 한 것이다. 연체율 확대에 더해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저축은행으로선 더욱 다운사이징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저축은행 등의 지난해 9월 말 부동산 PF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전반적으로 아직 미진하다"며 "부동산 PF의 양적, 질적 위험이 높은 업체의 경우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인해 재무 지표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일부 저축은행은 인수합병(M&A)설에 휩싸이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지난해 비수도권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영업 구역 확대를 수반하는 동일 대주주의 소유·지배 및 합병에 대한 허용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저축은행업권의 M&A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선 기준금리 인하 등 상황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권의 PF는 절대 규모가 크지 않아 부담이 매우 큰 수준은 아니나, 문제는 기준금리"라면서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영업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저축은행으로선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유인이 없다. 당분간은 경영환경이나 수신금리 모두 현재의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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