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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회사채 발행 줄이어‥'PF·상업용부동산' 부실 선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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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짧은 CP·단기사채 대체‥차입만기 안정성 높이자
부실 확대되면 어려워질라‥선제적 유동성 확보
투자수요 충분 확인‥자금조달 '적기' 판단

국내 증권사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지향하는 대형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들도 회사채 발행 행렬에 합류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상업용부동산 관련 부실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썝蹂몃낫湲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증권업계 CEO들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주관사를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000억~8000억원, 현대차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1500억~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회사채 수요예측(입찰) 결과에 따라 유동적으로 채권 발행액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는 충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회사채를 발행해 각각 수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대부분 수요예측에서 채권 발행 예정액의 2~5배 규모의 기관 자금이 몰리면서 당초 모집액 이상으로 증액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1월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대규모 기관 자금이 몰리면서 4200억원으로 채권 발행액을 늘렸다. KB증권은 한 번에 무려 8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모집액 4000억원에 1조원 이상의 기관 자금이 들어왔다. 삼성증권도 같은 시기에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수요 폭발로 발행액을 4000억원으로 증액했다.


대형 증권사에 이어 중소형 증권사들도 연이어 회사채 발행 시장에 나왔다. 유안타증권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두면서 뒤를 이어 현대차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회사채 발행을 예고했다. 유안타증권이 지난 6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모집액의 3배가 넘는 투자금이 입찰됐다.


증권사들이 줄줄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자금조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주요 자금 확보 수단인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를 일부라도 상환하고 비교적 만기가 긴 회사채로 바꿔 차입금 만기구조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만기가 1~3개월 단위로 계속 돌아오는 CP와 단기사채에 치중된 차입 구조는 위기 시에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썝蹂몃낫湲 여의도 증권가 고층 빌딩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부동산 PF와 해외 상업용부동산 부실, 홍콩 ELS 손실 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 증권사의 부실이나 손실이 확대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거나 조달 금리가 빠르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PF 부실이 확대되면서 건설사와 일부 캐피털사, 부동산 신탁사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토지신탁은 최근 실시한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560억원의 투자금만 들어왔다. 240억원어치의 회사채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미배정 처리됐다. 남은 채권은 개인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소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PF 부실로 인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지난해 이익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상업용 부동산 부실과 홍콩 ELS 손실 등으로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더 악화하기 전인 지금이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적기’로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연초 회사채에 대한 충분한 수요 덕분에 신용도가 낮은 BBB급 기업들도 자금 조달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시장의 충분한 투자 수요를 활용해 부실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고, 한동안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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