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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해외부동산 우려 여전…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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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6조 규모 해외 부동산펀드, 아직 손실 인식하지 않은 상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큰 증권사 실적 부담 지속 우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로 지난해 실적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추가 손실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 부담은 증권사 수익성에 지속적으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나이스신용평가가 15일 내놓은 '증권사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 현황 및 관련 손실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나신평의 분석 대상 증권사 25개 사(미래, NH, 한투, 삼성, KB, 하나, 메리츠, 신한, 키움, 대신, 한화, 유안타, 교보, 신영, 현대차, 하이, IBK, BNK, 유진, 이베스트, DB, 다올, 부국, SK, 한양)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총액은 1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완공된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차수익 등 현금을 수취하는 구조로, 투자형태별로는 부동산펀드 및 리츠·지분투자 형태가 8조7000억원 규모로 가장 많았다. 우발부채 규모는 4조4000억원으로 부동산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에 제공한 신용공여 등으로 구성됐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과 유럽지역이 각각 6조6000억원, 5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용도별로는 상업용 부동산이 8조8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25개 증권사는 해외 부동산펀드 8조3000억원 중 22%에 달하는 약 1조8000억원의 평가손실을 기인식했다. 절반 이상의 펀드(4조6000억원 규모)에 대해서는 약 40%의 높은 평가손실률을 보였으나 약 3조6000억원의 해외 부동산펀드에 대해서는 아직 손실을 한 번도 인식하지 않은 상태다.


이예리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을 추가로 인식했으나 임차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의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25개 증권사 중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 NH, 하나, 메리츠, 신한, 대신증권 등 6개 사로, 이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31%에 달했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부담이 높은 증권사들은 지난해 전년 대비 실적 저하가 두드러졌다. 이 연구원은 "미래, 하나, 메리츠, 신한 4개 사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실적 저하가 크게 나타났다"면서 "이들 4개 사의 지난해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 규모가 상당한 점을 고려할 때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해 대규모 손실 인식을 단행한 것이 관련 증권사들의 지난해 실적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98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7.8% 줄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전체 투자목적자산 7조5000억원 가운데 지난해 4분기 3500억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했다"면서 "대부분 해외 상업용 부동산으로 2023년 12월 말 기준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 2조원이며 주로 미국, 유럽, 홍콩에서 큰 규모의 손실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26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하나증권 측은 보유자산의 충당금 및 평가손실 반영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의 경우 실적 부담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PF에 이어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의 경우 실적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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