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미리보는 패(PE)]'수익률 모범생' H&Q코리아, 하반기에 첫 1조원대 펀드 조성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11번가 매각 후 1조원대 펀드 조성 예정
국민연금 첫 출자 역사…누적 IRR 20% 육박
4인 공동대표, 평균 근속연수 22년 '원팀'

편집자주올해는 국내 사모펀드(PEF)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된 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PEF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119개 펀드, 출자 약정액 134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제는 자본시장의 한축을 담당하며 기업의 성장지원과 경영 개선, 구조조정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기업 사냥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게임 체인저'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업계의 다양한 PEF 하우스에 대해 과거의 성과와 앞으로의 투자 및 회수, 펀드레이징 계획을 들여다본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1세대인 H&Q코리아는 창사 이래 첫 1조원대 펀드 조성을 계획하며 올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H&Q는 토종 펀드 중에 업력이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1998년 한국에 처음으로 진출한 글로벌 PEF 운용사 H&Q가 전신이며, 2005년 국내 사무소를 스핀오프(Spin off·분사)하면서 토종 PEF로 변신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Q코리아는 올 하반기 1조원 이상 규모의 '5호 블라인드 펀드(자금 모집 후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H&Q코리아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며, '조단위'는 처음이다. 11번가 M&A를 상반기에 마무리한 뒤 펀드 조성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H&Q코리아는 현재 국민연금, MG새마을금고와 함께 나인홀딩스컨소시엄을 꾸려 11번가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11번가 매각 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삼정KPMG는 최근 국내외 잠재 투자자들에게 배포할 '티저 레터' 제작을 마무리했다. 매각 절차가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누적 IRR 20% 육박…투자자에게 원금 2배 돌려줘

최근 시장이 침체기이지만 H&Q코리아는 그간의 성과와 신용도 등을 고려했을 때 5호 펀드 조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H&Q코리아는 누적 투자 운용자산(AUM) 2조5000억원, 누적 내부수익률(IRR) 약 19%라는 운용실적(트랙 레코드)을 보유하고 있다. 역사와 비교해 규모만 보면 크게 화려하진 않다. 그러나 업계 최고 수준의 IRR 덕분에 '수익률 모범생'으로 꼽힌다. 펀드 운용 기간이 5년 이상이기 때문에 20% 수준의 IRR은 원금의 2배 이상을 투자자에게 돌려줬다는 뜻이다.


현재 11번가 매각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처음 출자한 PEF도 H&Q코리아였다. 2004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PEF 제도가 국내에 도입됐고, 이듬해 1호 블라인드 펀드였던 3000억원 규모의 'H&Q-국민연금 1호'를 조성했다. 5년에 걸쳐 연간 IRR 30%, 원금 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H&Q가 조성한 2~4호 블라인드 펀드에 모두 국민연금이 출자했다. 국민연금과 처음과 현재를 함께하고 있는 셈이다. H&Q코리아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다른 연기금·공제회의 투자도 받아왔다.


3호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 대상이자 마지막 남은 포트폴리오인 11번가는 매각에만 성공한다면 H&Q 코리아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극단적으로 1000억원을 투자한 11번가를 전액 손실금으로 처리해도 3호 펀드의 IRR은 12%를 훨씬 웃돈다. IRR 12%를 넘기면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자격 요건을 갖추게 되며, '수시 출자' 대상이 된다. 2013년 5650억원 규모로 조성한 3호 펀드는 현재까지 1조5000억원 정도를 회수했다. 원금의 3배 수준이다. 2000억원을 투자해 9700억원을 회수한 잡코리아, 700억원을 투입해 1260억원에 매각한 플레이타임 등이 3호 펀드의 투자 대상이었다.

핵심 4인방, 평균 근속연수 22년 '원팀'

H&Q코리아는 핵심 인력 4명의 평균 근속연수가 22년에 달한다. 이종원·이정진·임유철·김후정 등 4명이 공동대표다. 이종원 대표와 김후정 대표는 H&Q코리아가 한국 지사 시절이던 1998년부터 회사에 몸담았다. 임유철 대표는 리타워테크, 리드코프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2년 H&Q코리아와 연을 맺었다. 2008년 합류한 이정진 대표는 서울증권과 한일투자신탁운용·밸류퀘스트·리드코프 등을 거친 금융 베테랑이다. 공동 대표 체제가 확립된 이후 H&Q코리아는 4인이 함께 의사를 결정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랫동안 '원팀'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자본시장의 굴곡을 함께 겪으며 꾸준히 트랙 레코드를 쌓아왔다. 투자 시 특정 섹터(업종)를 가리지 않는다. 1호 펀드의 경우 자동차 부품과 선박 엔진부품 등 제조업 중심이었으며 2호는 소비재 위주였다. 3호는 바이오·제약과 플랫폼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2020년 결성한 4호 펀드의 경우 3100억원을 투입한 현대엘리베이터가 핵심 포트폴리오다.


IB업계 관계자는 "야구로 비유하면 가끔 홈런을 날리는 것보다는 안타를 많이 치는 것이 인정받는 곳이 PEF 업계이며 H&Q코리아는 이를 잘하는 곳"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현대엘리베이터에 투자하기 위해 여러 군데가 뛰어들었지만, H&Q코리아가 선택받은 것도 그간의 평판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