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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태영 PF사업장 대상 '이자장사'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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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CP4 사업장에 과도한 금리 제시 논란
고금리 자금지원 선례 남기면 다른 사업장 부담 커져
워크아웃 위태로워질 수도


태영건설이 추진한 59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 방안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사업장 신규자금(뉴머니) 지원을 놓고 PF 대주단의 과도한 금리 조건 제시가 논란이다.


‘마곡CP4’는 태영건설의 최대 PF 사업장이다. 서울 마곡역 인근 마이스(MICE)복합단지 특별계획구역인 CP4 블록에 지하 7층~지상 11층, 연면적 약 46만㎡ 규모의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이지스자산운용과 태영건설 등이 시행 주체인 ‘마곡CP4 PFV’에 지분을 출자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PF 대주단은 이 사업장에 뉴머니 3700억원을 지원해 남은 공사를 완료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PF 사업주에게 요구한 대출 조건은 최선순위대출(슈퍼시니어론), 금리 9.5%(수수료 포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주는 이자가 너무 세다면서 금리를 낮춰달라고 대주단에 요청했는데 이를 거절당했다고 한다.


금융권에서는 신규 자금을 슈퍼시니어론 조건으로 지원하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슈퍼시니어론은 다른 PF 대출에 비해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담보권을 채권자에 주는 것이다. CP4 채권단이 신규로 투입하는 3700억원의 대출이 최선순위가 되면 기존 1조6000억원의 선·중순위 PF는 중·후순위 등으로 상환 순위에서 밀린다. 슈퍼시니어론은 신규 투입 자금의 상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해법으로 볼 수 있다.


CP4의 완공 후 가치가 최소 2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슈퍼시니어론은 원리금 상환 위험이 현저히 적은 대출에 속한다. 국민연금이 2조3000억원 가치로 준공 후 선(先)매입하기로 하고 약 3500억원의 계약금을 납부한 상태다. 국민연금이 계약금을 날리면서까지 마음을 바꾸지 않는 한 전체 PF 대출의 리스크도 크지 않다.


하지만 상환 안정성에 비해 이자는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다. 상환 리스크가 제로(0)에 가까운 슈퍼시니어론을 고금리로 지원하는 것은 PF 대주단이 손실을 분담한다기보다는 금리 장사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CP4 사업장에 대한 기존 PF 대출의 금리는 3%~6%로 알려졌다.


기업재무구조 개선(워크아웃) 작업이 성공하려면 큰 전제조건 두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워크아웃에 돌입한 기업이 금융기관에 진 빚을 갚는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 기업에 자금을 빌려준 대주단(금융회사)이 기업의 빚을 탕감해 주고 뉴머니를 지원하는 등의 손실을 분담할 것.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워크아웃은 성공보다는 실패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CP4에 대한 대주단의 뉴머니 지원 조건에 주목하는 이유는 태영건설의 다른 PF 사업장 지원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우량한 PF 사업장에 대한 최선순위 대출 금리가 9.5%에 달하면 그 외 사업장에 대한 지원 금리는 두 자릿수를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채권단의 적절한 손실 분담으로 봐줄 이는 많지 않다.


조금이라도 손실 분담을 줄이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너도 나도 고금리를 제시하면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태영건설 PF 대주단이 사업장 정상화를 하는 과정에서 이자 욕심까지 내지 않기를 바란다.



증권자본시장부 임정수 차장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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