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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국내외 계열사들, 유동화 시장서 대규모 자금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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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개발사업·미국 호텔·코리아세븐 등 연이어 자금 확보
수조원 투자했는데 실적 부진에 차입금 상환 부담 커져
호텔롯데 등 계열사 자금조달 지원 부담 지속

롯데그룹 부실 계열사들이 잇따라 모회사의 지원을 받아 유동화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에서 재무 상황이 악화해 우량 계열사의 지원 없이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와 롯데지주 등 지배구조상 상위 회사의 계열 지원 부담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도시개발·미국 호텔 등 해외 계열사 차입금 도돌이표

썝蹂몃낫湲 중국 선양 롯데시티 개발 사업 현장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프라퍼티선양은 최근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을 주관사로 2억6300만달러(약 3500억원) 규모의 외화대출을 받았다. 특수목적법인(SPC)이 롯데프라퍼티선양에 자금을 대출해 주고, SPC는 대출 원리금을 기초자산으로 투자자들에게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대출 재원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호텔롯데가 SPC에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롯데선양의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 롯데선양이 차입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면 호텔롯데가 차입금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약을 SPC와 체결했다. 롯데선양은 호텔롯데의 측면 지원 덕분에 만기 차입금 상환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롯데프라퍼티선양은 롯데그룹이 중국 선양에서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홍콩에 설립한 시행사다. 부푼 꿈을 안고 초대형 개발 사업을 위해 수조 원을 빌렸으나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로 공사가 중단되고 사업 재추진도 어려워지면서 장기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차입금 상환 압박이 지속되고 있고 토지 및 사업 매각도 실패했다. 이 가운데 조만간 3년 전 빌린 2억800만달러 규모의 외화대출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이 외에도 대규모 차입금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가 뉴욕팰리스호텔을 인수해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롯데호텔뉴욕팰리스는 최근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주관으로 만든 SPC로부터 6000만달러(약 800억원)어치의 외화대출을 받았다. 호텔롯데가 SPC에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하는 등 롯데선양과 같은 유동화 구조로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


롯데호텔뉴욕팰리스는 이런 방법으로 계속 자금을 조달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도 KB증권 주관으로 같은 방식의 유동화 방식을 활용해 8900만달러(약 11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추락하면서 중국 선양 사업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해외 호텔 사업은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 실적이 다소 개선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차입금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대규모 투자금을 투입한 해외 계열사의 유동화 방식 자금 조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컬처·코리아세븐, 대규모 부채부담에 유동화 시장 활용

영화관 상영 및 운영업을 하는 롯데컬처는 최근 메리츠증권을 주관사로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SPC가 영구채를 모두 인수한 뒤 영구채 상환 원리금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구조다. 모회사인 롯데쇼핑이 SPC에 차입금 상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롯데그룹 편의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도 SPC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SPC는 이 사모채를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SPC에 자금보충 및 사모채 인수확약 등의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코리아세븐이 사모채를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면 한국투자증권이 SPC에 유동화증권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거나 채무를 인수한다.


롯데컬처는 3000%를 넘어선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대규모 영구채를 발행했다. 영구채는 사실상 차입금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계상돼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코리아세븐은 2022년 미니스톱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재무적 부담이 커졌다. 미니스톱 인수 이후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재무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이 줄줄이 계열사나 주관사의 지원으로 유동화 방식의 자금을 조달한 것은 사업 부실 등으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롯데건설의 재무 상황이 악화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상위에 있는 롯데지주, 호텔롯데 등의 계열사 자금 지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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