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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밸류업, 투자자에 듣는다]①연금→운용사→기업‥국민연금 '간접 역할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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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 방향성에 공감‥강제성 부족 아쉬워"
"연기금→운용사→기업" 밸류업 간접 압박할 듯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야심차게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정작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국민연금 등 '큰 손'들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향후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K-밸류업 지원을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행동 지침)를 개정하기로 했는데, 연기금이 돈을 맡기는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밸류업 투자'를 가산점이나 선정 요건에 넣도록 하는 방안 등 후속 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연기금→위탁운용사→투자기업으로 이어지는 간접적인 밸류업 압박 방안이다.


"기업 뛰게 할 '채찍' 없다"‥강제성 없는 '밸류업 대책' 아쉬워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발표 이후 주요 행동주의펀드들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에 대한 요구가 쏟아졌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스페셜시츄에이션 본부장(상무)은 "이번 밸류업 대책을 보면서 기업 자율성과 인센티브만으로 자발적인 이행이 가능할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상속·증여세 문제도 안고 있어서 여러 구조상 주가를 올릴 유인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강제성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 역시 "실질적으로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호응해서 어느 정도 따라주느냐가 관건인데, 정부가 연기금이나 운용사 등 기관을 통해서 압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등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 ‥위탁운용사 선정서 '기업가치 우수 기업 투자' 항목 추가

익명을 요구한 한 A 행동주의펀드 고위관계자는 "일본은 밸류업을 하지 않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망신주기 전략을 썼는데 그런데도 속된 말로 '배째라'식 기업이 나왔다"며 "이에 연기금이 운용사들로 하여금 그런 기업들을 움직이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이 돈을 맡길 운용사를 선정할 때 밸류업 투자를 잘하는 운용사는 수수료를 올려주고 서로 경쟁을 시켜서 자연스럽게 밸류업 관여 활동을 하게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도 '스튜어드십 코드' 부분이 이번 방안에 들어갔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국민연금에서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B 행동주의펀드 고위관계자 역시 "밸류업을 위해선 국민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음 달 주주총회가 몰려있는데 연금이 나서서 주가가 낮거나 지배구조가 무너진 회사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결국 정부가 할 일은 시그널을 던지는 것이고, 좌시하지 않겠다는 스탠스를 일관되고 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제고를 노력하는 국내 상장사를 발굴하기 위해 위탁 운용사 3곳 정도를 선정하기로 했는데 이는 과거에는 볼 수 없는 전향적인 태도다. 국민연금은 이미 투자 기업의 합리적 배당정책 수립을 유도하기 위해 배당 관련 권리 행사를 수행하고 있다. 합리적으로 배당을 하지 않으면 대화를 시도하다가 중점 관리 기업으로 비공개 지정하고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공개 전환한다. 앞서 남양유업·현대그린푸드 등이 공개 대상이 됐다. 이후 배당 관련 주주 제안까지 이어진 바 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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