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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보험사... M&A 시선 한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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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물로 나온 보험사 6곳
최대어 ‘롯데손보’ 매각 본격화
생보사 중 동양생명 우량 평가
KDB생명 7번째 매각 시도

보험사들이 잇따라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험사를 필두로 한 비은행권의 지난해 실적이 은행권을 위협하면서 인수 가능한 보험사의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원매자 찾기 본격화…시동 거는 손보사 매각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는 6곳이다. 손해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 생명보험사는 KDB생명·ABL생명·동양생명·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이다. 고금리에 따른 투자시장 위축으로 갈수록 매물이 쌓이면서 매수자 우위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엔 기존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지난해 기대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생각보다 빨리 원매자가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보험 자회사가 없거나 있어도 몸집이 작은 금융지주사가 공격적인 베팅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 매각 주관사들도 물밑 협상에 나섰다. 롯데손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은 이번 주 중으로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와 일부 보험사에 투자설명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하나·우리금융의 경우 아직 타사와 비교해 비은행 부문 경쟁력이 낮아 보험사 M&A 시장의 큰손으로 통한다.


롯데손보는 손보사 매물 중 몸집이 가장 크다. 최대 주주인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손보 지분 53.49%를 3700억원에 사들인 뒤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77.04%까지 지분을 확대했다. JKL의 보유지분 가치는 전날 종가기준으로 약 6682억원이다. JKL 측은 롯데손보 몸값을 약 2조~3조원대로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영권프리미엄이 보수적으로 적용해도 지분가치의 200%에 달하는 만큼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적정가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금융지주의 경우 롯데손보 가격을 2조원 안팎으로 추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손보사인 MG손해보험 매각 절차도 진행 중이다. MG손보의 최대 주주는 JC파트너스지만 2022년 부실 금융기관에 지정돼 예금보호공사가 업무위탁을 받아 MG손보 공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예보는 지난달 31일 MG손보 정리 관련 법률 자문 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회계·법률자문사 선정은 매각 작업의 사전 단계로 통한다. 조만간 MG손보 3차 공개 매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예보는 이달 중 법률 자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중에 도는 MG손보 몸값은 약 3000억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손보업 진출을 노리는 금융지주나 생보사의 인수 검토 가능성이 높다.


매물 많은 생보사…옥석 가리기 시작되나

생보사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영향을 손보사에 비해 더 많이 받는다. 손보사보다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중에 나온 매물도 손보사의 2배다.


생보사 중에선 동양생명 몸집이 가장 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30조8655억원으로 KDB생명(16조6341억원), ABL생명(16조5187억원), BNP파리바카디프생명(2조9375억원)보다 많다. 동양생명의 보험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약 7%로 생명보험 업계 중위권이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2957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재무 건전성도 개선됐다.


동양생명 최대 주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 75.3% 지분을 보유 중이다. 동양생명은 2013년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이후 2015년 9월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된 국내 첫 중국계 보험사다. 이후 안방보험이 다자보험그룹에 흡수되면서 2020년부터 다자보험 산하 보험사가 됐다.


다자보험그룹은 현재 또 다른 중국계 생보사인 ABL생명 매각을 진행 중이라 동양생명 매각 작업은 아직 시동을 걸지 않았다. 다만 동양생명은 지난해 12월 5년간 회사를 이끈 중국인 최고경영자(CEO) 대신 이문구 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올해부터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동양생명 몸값은 약 1조원에서 1조원대 중반으로 거론된다.


KDB산업은행의 '계륵' 같은 존재인 KDB생명도 올해 7번째 매각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KDB생명은 2014년부터 매각이 추진되고 있으나 매번 좌절됐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가 산업은행의 지원 아래 실사 작업까지 했지만 무산됐다. 하나금융지주와 비밀리에 협상을 벌였던 MBK파트너스가 인수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KDB생명 부실 규모가 생각보다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거론된 KDB생명 몸값은 2000억원이지만 인수 후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 추가로 약 500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라는 이른바 새로운 유형의 수능시험이 치러졌고 실적과 재무관련 보험사의 성적표도 속속 나오고 있다"며 "보험사의 저력이 확인된 만큼 금리인하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메가딜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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