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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 2개 그룹 회사채 발행량 7조 훌쩍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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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개월간 7.5조 발행
차입금 만기 대응…이차전지 투자 지속
차입 의존도 증가 전망

SK그룹과 LG그룹의 올해 일반 회사채 발행액이 7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개 대기업 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가 올해 대기업들이 발행한 전체 회사채의 34%를 차지한다. 차입금 만기가 속속 돌아오는 가운데 이차전지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신규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소요는 늘어나는데 현금창출 능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대부분의 자금을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SK·LG, 수조 원씩 회사채 발행…전체의 3분의 1 넘어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LG그룹의 올해 회사채 발행액은 3조67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연초 2개월간의 채권 발행액으로서는 역대 최대치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1조6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해 개별 회사로는 올해 최대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 계열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5000억원), LG이노텍(3000억원), LG헬로비전(1700억원), 팜한농(1000억원) 등이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수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해 온 SK그룹도 올해 들어 3조792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LG그룹에 근소한 차로 채권 발행 물량이 앞선다. SK하이닉스가 아직 본격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지 않은 가운데 SK ENS(5000억원), SK텔레콤(4000억원), SK(3800억원), SK인천석유화학(3000억원) 등이 최근 2개월 새 회사채를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올해 2월까지 SK그룹과 LG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7조4620억원에 이른다. 올해 대기업이 전체 회사채 발행액 22조원의 약 34%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롯데그룹(1조9830억원), 한화그룹(1조4500억원), 현대차그룹(1조3000억원), CJ그룹(9700억원), HD현대중공업그룹(9000억원), 신세계그룹(8680억원), 삼성그룹(7000억원)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회사채 발행량이 많다.


LG그룹과 SK그룹이 대규모 자금 조달을 지속하는 것은 차입금 만기가 계속 돌아오는 가운데 신규 투자자금 소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이차전지 부문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상황에서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입금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차전지 투자 확대…채권발행 지속 전망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지난해 실적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북미 양극재 공장 건설에 본격 착수하면서 지난해보다 투자(CAPEX)를 다소 늘릴 계획"이라며 "향후 2~3년 동안은 3대 신성장 사업에 신규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현금흐름은 2조~3조원 수준은 돼야 하는데 현금 창출 능력이 다소 저하돼 대부분 차입으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한 해에만 약 11조원의 CAPEX를 집행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CAPEX를 계획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서만 제네럴모터스(GM)와 1·2·3 합작공장,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와의 합작공장을 비롯해 미국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의 원통형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단독공장 등 8개의 생산시설에 투자한다.


썝蹂몃낫湲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공장 설립, 스텔란티스 마크 스튜어트 COO(최고운영책임자),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동명 부사장

SK온은 지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총 9조원 규모의 CAPEX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석유화학 분야 투자는 보수적으로 하면서 배터리 분야에 대한 투자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SK그룹 이차전지 계열사인 SK온은 올해 7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요 계열사의 채권 발행 목적도 주로 만기 차입금 상환과 신규 투자에 몰려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초 회사채를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북미 완성차 회사들과의 합작회사 출자금으로 약 3800어원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합작회사에 투입할 출자 예정액은 2026년까지 총 1조3000억원 규모다.


LG화학은 최근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의 일부를 수소화식물성오일(HVO) 사업 신설 조인트벤처(JV)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HVO 사업을 위해 이탈리아 최대 석유화학 회사인 ENI와 합작으로 충남 대산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여기에 총 7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정유나 석유화학, 통신 등에 대한 신규 투자가 줄어드는 반면에 최근 부상하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투자를 계속 늘릴 것"이라며 "LG그룹은 이차전지 분야에 대한 예정 투자액만 수조 원에 달해, 두 대기업 그룹의 공격적인 회사채 발행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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