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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수기' 이사회 바뀔까…3월 주주총회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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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행동주의펀드, 주주제안으로 '이사회 개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국민연금 등도 이사회 개혁 요구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과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행동 지침) 방향성이 '이사회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범으로 제기돼 온 '거수기 이사회'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개혁 의지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 주요 행동주의 펀드들은 올해 정기 주총을 앞두고 주주제안으로 이사회 개혁을 주된 안건으로 제시했다. 동시다발적인 주주제안과 캠페인 대신 보다 가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주주제안으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추천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지분율 9.1%)이자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주주제안권을 위임받은 행동주의 펀드다. 김 의장에 대해 한국씨티은행, 신한투자증권 감사위원회 위원장 등 사외이사 전문 경력과 회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차파트너스는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차파트너스는 현재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10석 중 일반주주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이사 자리는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태광산업을 상대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했는데, 자사주 매입·배당정책 개선 등을 제안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오직 이사 선임 안건만을 제시해 '이사회 개혁'에 집중하고 있다. 표 대결로 가기보다는 주총 전 열리는 태광산업 이사회를 통해 트러스톤 측이 제안하는 후보에 대한 지배주주와 이사진의 공감대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이상현 대표는 직접 KT&G 사외이사 후보로 뛰어들었다. 얼라인파트너스 역시 JB금융지주 측에 이사회 이사 후보 5명 추천과 함께 이사 증원 안건을 제안했다. 주총에서 투표를 통해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이런 행동주의 펀드들의 이사회 독립성 강화 움직임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와 맞물리면서 동력을 얻고 있다. 최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며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의 외유성 출장을 두고 충분한 해명이나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회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임기를 이어가려 하자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이다.


김 이사장은 "재임 중 호화 이사회 논란 등과 관련해 과거 사외이사 활동이 과연 독립적이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충분한 해명이나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이사회 및 관련 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를 재추천했다는 점이 주주가치 제고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지배주주뿐 아니라 전체 주주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하는 이사회 개혁은 국내 증시 밸류업을 위한 숙원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한국증시의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서 이사회를 '실질적인 기업 경영 관리의 최고 결정 기관'으로 정의하고 이사회가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에 명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만으로도 주주들의 목소리가 반영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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