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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억명이 주식을…印 투자 붐 이끄는 '인도 개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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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센섹스 지수 등 사상 최고 기록
개인 투자자 5년 새 1.2억명 증가
팬데믹·디지털 인프라 등 계기로 ↑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 '개미(개인 투자자)'가 전례 없는 투자 붐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불붙은 투자 붐에 인도 경제 성장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인도 증시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인도 주요 지수 '최고치' 경신…돈 몰리는 증시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의 벤치마크 지수인 센섹스지수는 지난 7일 7만4114.39루피로 마감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형주 50개로 구성된 니프티50지수도 2만2500선을 넘기며 사상 최고다.

썝蹂몃낫湲 인도 뭄바이에 있는 봄베이증권거래소(BSE) 앞에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인도 증시의 돌풍은 개인 투자자, 즉 '개미'가 주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인도가 미래 글로벌 경제 성장을 이끌며 세계 3대 경제 대국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도 있지만, 그동안 잠잠했던 인도인의 주식 투자가 최근 수년 새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경제지인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NSE에 등록된 개인 투자자 수는 지난달 9일 기준 1억6100만명이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억2000만명 이상 증가했고, 올해 1월에만 540만명의 투자자가 추가 등록했다. 인도가 세계 최대인 14억 인구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가 최근 5년 내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개미 투자자들이 속속 증시로 진입하면서 주요 지수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서서히 늘고 있다.


주요 지수별로 보면 니프티50지수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투자 금액 기준)은 2014년 5.42%에서 지난해 9월 6.98%로 늘었고 대형주 100개와 200개로 구성된 니프티100지수와 니프티200지수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1.3%포인트씩 증가했다. 기관 투자자에 비해 소액을 투자하는 개인의 특성상 비중 자체는 압도적이지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이코노믹타임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 증시 투자는 개인 투자자가 하기엔 위험성이 높다는 인식이 커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하지만 최근 개인 투자자가 저축해뒀던 돈을 뮤추얼 펀드,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도 개미, 왜 급증했나?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7일 '인도인들은 왜 주식 투자에 많이 나섰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인도의 개미 투자자들이 투자에 몰린 이유를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선 인도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를 시작한 큰 계기는 바로 코로나19 사태다. 당시 전 세계에서 각종 지원금을 바탕으로 막대한 돈이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인도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다.


인도가 10년여간 투자해 확대한 디지털 인프라도 이러한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인도 곳곳에 인터넷 보급이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핀테크 업체인 그로우와 제로다 등도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이를 활용한 투자가 늘었다. 이 과정에서 고수익을 위해서라면 다소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의 밀레니얼 세대가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도의 온라인 1위 제로다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이용자 수가 130만명 정도였는데 2022년 말 1000만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팬데믹 당시 미국 개미들의 성지로 불렸던 주식 투자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를 통해 청년층이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과 같은 현상이다.


썝蹂몃낫湲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여기에 인도 개인 투자자들이 뮤추얼 펀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도의 뮤추얼 펀드 관련 자산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3배로 증가했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새 33% 추가로 늘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인도 뮤추얼펀드협회(AMFI)에 따르면 올해 1월 31일 기준 인도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 계정은 7920만개에 달했다.


인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 자체가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인도 증시는 지난 1월 기준 총 시가총액이 4조3300억달러(약 5744조 6000억원)로 홍콩(4조2900억달러)을 넘어서면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증시가 됐다. 경제 성장 기대감에 해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이어졌고 국내 투자자가 또다시 시장을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인도에서 개인 투자자가 증시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가계 투자 포트폴리오도 서서히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도 가계 자산 중 주식 투자 비중은 2013년 2.2%에서 4.7%로 증가했다. 미국(40%)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증가세만큼은 빠르다. 지난해 인도 가계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부동산(51%)이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인도 증시를 향한 열기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시장 내부에서는 경험이 없는 초기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상처를 받아 다시는 주식시장에 돌아오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되면 그것이 바로 큰 손실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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