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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배상]중국화된 홍콩…'금융불안' 우려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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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 작년 15% 하락 이어, 올해도 5%가까이 하락세
중국의 실질 지배체제 구축되면서 금융+실물 모두 영향력커져
중국 경기 불안감 커지면서 투자 신중해야 지적


금융감독원이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관련 배상 기준을 발표한 가운데 홍콩의 금융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과 중국의 경제연계성이 확대되면서 중국 경기부진이 홍콩에 빠르게 전이되는 모습이라 향후 중국과 홍콩 투자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홍콩 항셍지수가 작년에만 15% 하락한 가운데 올해도 5%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서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반대다.


홍콩의 중국화 심화하면서 항셍지수 하락세 이어져
썝蹂몃낫湲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센터는 홍콩 증시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홍콩의 중국화를 꼽았다. 2020년 반중국 활동 금지법안인 국가보안법 통과로 중국의 실질적인 지배체제가 구축되면서 홍콩 내 중국 기업수가 급증하는 등 금융과 실물경제 모두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홍콩 전체 시가총액에서 중국 기업 비중은 2018년 57%에서 지난해 78%까지 올랐으며 홍콩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 중에 중국 비중도 2020년 66%에서 2022년 83%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홍콩에 위치한 기업 본사 중 중국(251개)이 미국(240개)을 사상 최초로 역전했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홍콩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의 경기부진이 홍콩에 빠르게 파급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분쟁 여파로 미국이 홍콩에 대한 관세와 이민 등의 특별대우를 폐지하고 반중국 정서도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유입이 크게 감소한 것도 홍콩 증시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이다.


미국의 대중 규제가 강화되면서 홍콩에 본사를 둔 기업은 민감한 기술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는 양상이다. 홍콩의 투자매력이 감소하면서 외국인 주식자금 순유입 규모가 2022년 51억달러에서 작년 1~9월에는 3억달러로 급감했다.


홍콩의 실물경제가 부진한 것도 증시 부진의 원인이다. 홍콩은 수출이 줄고 소비가 부진하면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평균 성장률이 -0.4%로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홍콩 정부 세입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이 고점 대비 20% 하락하고 거래건수도 급감하는 등 부진한 상황이다.


썝蹂몃낫湲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은행도 홍콩의 재정상황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한은 홍콩주재원에 따르면 홍콩의 지난해 재정적자는 1730억 홍콩달러(29조2000억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8%에 달했다. 재정적자 지속으로 홍콩 정부의 재정유보금(Fiscal Reserves)도 연간 정부지출 대비 200% 수준에서 100%대로 하락했으며 코로나 이전에는 거의 발행이 없었던 정부 채권도 최근 600억~700억홍콩달러 가량 발행됐다.


김민규 한은 홍콩주재원은 "홍콩정부는 향후 재정적자가 상당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당분간 홍콩 내 고금리가 지속되고 중국 경기 영향 등으로 내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회복에 따른 세수 증대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썝蹂몃낫湲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기 부진한데 통화량 늘고 외환보유액 줄어…금융불안 우려

홍콩이 중국의 대외금융창구로서의 역할은 커지고 있지만 국제금융허브 기능이 축소되면서 금융불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센터는 홍콩의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지위가 2022년 9월부터 싱가포르에 밀리기 시작한 가운데 무역과 물류 등의 기능도 과거 대비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내륙 도시를 대체 도시로 육성하면서 홍콩의 무역, 물류 및 금융 등의 기능이 상해와 선전 등으로 점차 분산되는 것도 홍콩경제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경제는 부진한데 홍콩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중 통화량(M2) 비중이 2022년 기준 466%로 2019년 대비 60%포인트(p) 급증하면서 금융부문이 다소 비대해진 상황도 우려다.


통화량이 전세계 평균을 3배 이상 상회하면서 환율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급격한 자본이탈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진단이다. 홍콩의 외환보유액도 2021년 5000억달러에서 현재 4000억달러 수준으로 내려오며 위기대응여력이 약화됐다.


김 책임연구원은 "홍콩과 같은 고정환율제도를 운용하는 국가들의 경우 정부의 상시개입이 필수적이어서 많은 외환보유고가 필요하다"며 "중국과의 연계성이 높아져 홍콩의 금융지표 약세가 향후 중국의 금융불안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과 중국증시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시점 이후 현재까지 미국 S&P500은 4배 이상 상승한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5% 상승에 그쳤다며 홍콩에 대한 투자매력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2021년 이후 지속된 중국 약세장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항셍지수 하락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 경기 향방이나 홍콩의 시스템 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중국·홍콩 이탈 러시가 지속될 가능성 여전하다"며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과 홍콩 투자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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