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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 상장 3년 만에 최대주주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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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당시 제시한 전망치 미달…실적 부진
수익성 악화로 외부 자금 조달 불가피
조달 자금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 기대

제주맥주가 상장한 지 3년 만에 주인이 바뀐다.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이목을 끌었지만 지난 3년 동안 상장 당시 제시한 매출액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최대주주는 공모가 3200원을 밑도는 가격에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 최대주주인 엠비에이치홀딩스 문혁기 대표는 보유 중인 주식을 주당 1175원에 매각한다. 총계약 규모는 102억원이고 더블에이치엠이 인수한다.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수옹투자조합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일두투자조합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다.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하고 1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한다. 지와이투자조합이 신주를 인수한다.


제주맥주는 제주산 원재료를 사용하거나 제주 요소를 모티브로 한 크래프트 맥주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앞서 제주맥주는 2021년 5월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주관사인 대신증권은 주당 평가액을 3726원으로 산정했다.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는 3200원으로 확정했다.




적정 기업가치(EV)를 구하는 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평가방법을 적용했다. EV/EBITDA는 실제 영업에 사용될 수 있는 영업자산이 영업활동에서 얻은 이익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전체 비용에서 장비 및 설비 투자와 관련한 각종 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맥주 제조 업종 특수성을 고려했다. 매출액 추정치는 2021년 495억원, 2022년 783억원, 2023년 1147억원으로 제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원, 109억원, 21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맥주는 2021년에 매출액 288억원, 영업손실 7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40억원, 116억원으로 전년 대비 부진했다. 회사 측은 경기침체 및 원부자재 상승으로 매출원가가 높아지면서 적자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흐름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줄어든 22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110억원으로 적자 규모를 축소했다. 상장을 준비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던 것을 고려하면 '전망치 부풀리기'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 힘든 결과다.


제주맥주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활용해 공정별 효율성을 높였지만 흑자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 매출액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지 않았다. 상장 후 주가 흐름도 기대치에 못미쳤다. 상장 초기를 제외하고 공모가를 웃돈 기간은 2개월가량에 불과하다.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외부 자금 수혈이 불가피했던 제주맥주 경영진은 경영권과 지분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맥주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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