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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운용사, 영구채로 자본 확충…PF·대체투자 손실 완충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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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3700억원어치 발행
NCR 등 재무비율 악화 방어수단
IB업계 "금융투자사 영구채 발행 늘 것"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의 금융투자회사들이 연이어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는 방법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대체투자 손실로 악화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등의 재무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영구채는 국제회계기준(IFRS)에서 자본으로 인정돼 기업들이 증자를 하지 않고도 자본을 늘리는 방법으로 주로 활용한다.


이지스운용·KB證·메리츠證, 보름 동안 3700억원어치 발행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유안타증권을 주관사로 48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30년인데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180억원어치는 발행 이후 1년6개월 지난 시점부터, 300억원어치는 2년 후부터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자 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한다. 이때 붙는 가산금리를 스텝업(Step-up)이라 일컫는다.


기한 내 콜옵션 미행사 시에는 250bp(1bp=0.01%포인트)의 이자가 추가로 붙고, 이후 1년마다 50bp가 가산된다. 영구채 발행 금리가 8%대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 이자가 연 10%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 이지스운용이 발행한 영구채는 유안타증권을 비롯해 BN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인수했다.


KB증권은 지난 21일 총 13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발행 후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조기 상환하지 않으면 이후부터 200bp의 금리가 붙는다. 초기 발행 금리는 5.22%다. 전체 발행액 중 약 1000억원을 KB금융지주가 인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도 지난 13일 1900억원어치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7년간 연 6.5%의 이자를 내다가 7년 후부터는 당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3.158%포인트를 가산한 후 조기상환 불발에 따른 스텝업 금리 2%포인트를 추가로 붙여 지불하는 조건이다. 앞서 2월에는 모 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가 영구채 20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PF·대체투자 손실 재무비율 저하 방어

금융투자 회사들이 연이어 영구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PF와 대체투자 손실과 대손충당금 설정 등으로 인한 재무비율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2021년 발행한 영구채 600억원어치를 조기 상환했다. 회사채 발행액만큼 차입금이 늘고 자기자본이 줄어 부채비율 등의 재무비율이 악화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번에 480억원어치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그동안의 금리 상승으로 영구채 금리는 기존 4.5%에서 8.2% 수준으로 올랐다.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규모를 늘리면서 NCR을 관리하기 위해 영구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NCR은 은행의 BIS 비율처럼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이익이나 자기자본이 늘면 수치가 개선되고, 투자자산의 총위험액이 증가하면 악화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사들이 PF와 대체투자 부실로 투자자산의 총위험액이 늘고 대손충당금 설정과 손실 확정으로 지난해 이익 규모가 많이 줄었다"면서 "부실 완충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영구채를 발행해 자본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PF와 대체투자 부실이 현재 진행형이어서 영구채로 자본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진입하기 위해 23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말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2조8531억원에 이를 더하면 자기자본 3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종투사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기업 신용공여 등의 IB 업무를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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