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6배 폭등’ 엔비디아, 조정론…“수요 둔화 가능성에 경쟁사 등장”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업체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6배 넘게 폭등하면서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인공지능(AI) 물결에 낙관적인 트레이더들조차 우려의 시선으로 엔비디아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썝蹂몃낫湲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오픈AI의 생성형AI ‘챗GPT’ 출시 이후 촉발된 전 세계 AI 바람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그 해 세 배 넘게 뛴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90% 이상 올랐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2조달러 급등했다. 생성형AI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학 연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인데 이 시장을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투자 업계에서는 미래 실적이 주가에 크게 선(先) 반영돼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투자자문사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북바르 최고 투자 책임자는 “(엔비디아와 같은 상황의 경우) 앞으로 수년간 미래 수익이 매우 짧은 기간 내 주가에 반영된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뒷전으로 밀린다”고 지적했다.


현재 엔비디아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7배다. 올 초 엔비디아 선행 PER은 25배였다. 선행 PER은 현재 주가를 향후 12개월간 예상되는 총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투자 업계에선 선행 PER의 수치가 클수록 주가가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블룸버그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첨단 반도체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반도체 산업은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탄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의 프로세서와 같은 첨단 반도체는 만드는 데 3개월 이상 걸리며 이마저도 수개월 전에 주문해야 받아볼 수 있다”며 “기업들이 늘 불안정한 수요 예측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매출 구조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아마존, 알파벳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 조정 요인이다. 뮐렌캄프앤컴퍼니의 제프리 뮐렌캄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가 AI 인프라를 구축한 후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추가 수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사의 등장도 변수다. 에드워드 존스의 로건 퍼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마진율이 매우 높아 경쟁 업체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례로 후발주자 AMD는 지난해 말 AI 가속기를 출시한 가운데 올해 이 분야에서 35억달러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텔은 다양한 자체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도 자체 반도체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엔비디아에 대한 월가 의견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낙관적이라는 평가다. 엔비디아 매출은 2023년 회계연도 4분기(지난해 10월~올해 1월) 기준 두 배 증가했고 올해도 8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 앞으로 각국 정부와 제약, 조선, 자동차 등 산업 부문에서 수요가 물밀듯 쏟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