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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른 돈, 다시 부동산]②기관들 '꽃놀이패'…시기상조 '신중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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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공제회 '큰손', 부동산 투자 집행 적극 늘려
고금리 대출로 수익, 금리인하시엔 자산 가격 상승
대출과 지분 복합 투자 '리스크 분산' 효과도

연기금·공제회 등 '큰손' 기관투자가들도 부동산 투자 집행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선 부동산 대출 펀드로 수익을 내고, 향후 금리가 내리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릴 수 있어 신규 자금을 쥔 기관들에는 현재 부동산 투자 시장이 '꽃놀이패'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공단은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운용사를 통해 미주 지역 부동산 투자를 위한 캐피털 콜(capital call·투지집행 자금납입)에 응할 예정이다.


앞서 공무원연금공단은 블랙스톤, 스타우드캐피털, 삼성SRA자산운용 등과 부동산 대출 펀드 약정을 진행했다. 백주현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은 "국내 운용사인 삼성SRA 부동산 대출펀드 투자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국내 부동산 대출의 특성상 선취 이자수입 등으로 초기에 현금흐름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의 경우 미국, 유럽으로 지역을 나눠 운용사를 선정했고 현재 유럽 부동산에 대한 대출이 먼저 집행이 되고 미국 쪽은 펀드 클로징이 마무리되는 이번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공단 외에도 최근에는 국내외 대부분의 기관투자가가 부동산 투자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 부동산 대출 펀드 수익률이 높아지고, 금리 환경이 변하게 되면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대신 부동산 지분 자산의 가치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자금을 쥐고 있는 기관투자자들로서는 부동산 대출과 지분 보유 양방향 투자를 통해 상호 완충 및 리스크 분산 효과를 노린다.


올 1분기 벌써 2개의 공제회가 총 8000억원의 부동산 대출 펀드 출자 계획을 밝혔다. 노란우산은 총 6000억원 규모의 국내 부동산 대출 블라인드 펀드(자금 모집 후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펀드)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지난해 출자 규모의 2배 수준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도 2000억원 규모로 부동산 대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계획을 공고했다.


이미 투자한 자산들에 대해선 본격적인 공사작업이 이뤄지고, 오랜 기간 매각이 어려웠던 자산에 대한 매각이 성사되는 등 움츠렸던 시장이 꿈틀댄다. 삼성물산, 엔씨소프트, 미래에셋자산운용, 행정공제회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한 경기 성남시 판교구청사 부지에 엔씨소프트 2사옥 건설을 시작했다. 블랙스톤은 강남업무지역(GBD) 랜드마크로 꼽히는 아크플레이스를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했다. 코람코는 양해각서(MOU) 연장, 가격 조정 등을 거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6개월 만에 자금 납입을 마무리했다.


국내외 기관들 "부동산 가치 충분히 하락했다‥자본 투자 늘릴 것"

최근 설문조사 결과도 투심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가 전 세계 기관투자가 140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모든 지역의 투자자들은 올해 부동산 투자 활동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년 자본 배치가 증가했는데, 그 이유는 자산 가격이 충분히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투자자들은 응답했다. 기대 수익률이 향상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 투자 규모는 전년도 대비 소폭 회복세를 보이며 오피스를 중심으로 투자 활동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잠재 투자 활동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SI) 투자자가 주요 수요원으로 부상하며 사옥 확보를 위한 투자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견됐다. 수익률은 소폭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관들의 발 빠른 투자와 과감한 베팅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건설·부동산 투자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시장이 조금 상승 전환한 측면이 있지만, 거래량이나 수요가 뒷받침되지는 못하고 있다"며 "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지났지만, 4월 총선 이후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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