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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테마 좇다 '쪽박'…선거 다가올수록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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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급등했던 화천기계, 이달 들어 약세
12월 급등한 와이더플래닛, 올해 들어 부진
과거에도 정치 테마주, 선거일 직후 하락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선 정치 테마주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유력 정치인 지지율 따라 주가도 상승하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최근 한 달 동안 대다수 테마주가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 자제를 당부했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화천기계 주가는 지난달 19일 연고점을 기록한 뒤 20일 만에 45%가량 하락했다. 화천기계 주가는 올해 들어 3월19일까지 150% 상승했다. 대영포장도 화천기계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80% 이상 주가가 올랐다가 이후로 27% 이상 내렸다.


화천기계와 대영포장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테마주로 엮인 상장사다. 전직 감사와 사외 이사 등이 조국 대표와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편승했다. 조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화천기계와 관련이 없다고 했으나 올해 2월부터 3월 사이 화천기계 주가는 급등했다. 화천기계는 지난달 19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특정 정치인의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다"며 "과거 및 현재 당사 사업 내용과 관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세가 급등한 틈을 타 권영열 화천기계 회장은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 동안 보유 주식 51만주를 매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테마주로 알려진 와이더플래닛은 지난해 12월 급등했다가 올해 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위원장과 현대고 동창인 배우 이정재씨가 와이더플래닛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해 12월21일 장중 한때 주가는 2만9850원까지 올랐다. 같은 달 4일 기록한 저점 2750원 대비 985% 올랐다. 래몽래인도 이정재씨가 증자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사흘 만에 110% 올랐다가 연일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4년 전 총선을 앞둔 시기에도 국내 증시에 정치 테마주가 요동쳤다. 2020년 첫 거래일이었던 1월2일 주식시장에서 4개 상장사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써니전자와 다믈멀티미디어(현 케이알엠) 등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관련주가 포함됐다. 당시 안 의원이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관련주가 급등했다. 안랩 주가도 당시 20% 이상 올랐다.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으로 관심이 몰렸던 시기에 정치 테마주 주가가 단기 급등했고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가 추종 매매에 나섰다. 총선이 끝나고 대다수 투자자는 손실을 기록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대 총선 관련 정치테마주 현상에 대한 우려'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본질가치와 동떨어진 채 가격이 급등하는 정치 테마주의 경우 선거일 전후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 16~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70개 정치테마주를 분석해 보면 낙선자 관련 정치테마주는 물론 당선자 관련 정치테마주도 선거일 직후에는 상대적인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남 연구위원은 "투자자, 상장사, 규제당국의 적극적 대응을 아무리 강조해도 주식시장의 한계가 존재하는 한 정치테마주 현상이 근절되기는 요원하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경유착 관행 해소와 시장구조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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