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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PEF]②'국민의 돈' 굴리는 PE‥자본수출 핵심 '현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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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해외 딜(deal) 네트워크 발굴
현지 사무소, 인력 등 꾸준한 투자 필요
자본 수출은 국내 PE산업이 필연적으로 가야할 길

국내 한 사모펀드(PE)는 대기업과 협력해 1000억원 규모의 해외기업 투자를 했다가 환율 변동으로 인해 낭패를 봤다. 투자기업의 가치는 올랐지만, 현지 통화가치가 5분의 1수준으로 급락하면서 투자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해외사업은 변수와 난관이 산적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자본 수출은 국내 PE 산업이 필연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현지 전문가 채용으로 '딜' 발굴 네트워크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 핵심

국내 PE 중에서 유일하게 해외 10개국 이상 투자를 단행한 스틱인베스트먼트'조기 진출'과 '현지화'를 통해 성과를 거둔 케이스다. 글로벌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펀드를 지속적으로 조성해 50~80%가량을 해외에 투자하는 등 전략적인 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병원 체인, '인도판 배달의 민족'이라 불리는 던조 등 다양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해외 누적 투자금액이 2조원에 달한다. 스틱은 2001년 미국에서 벤처 투자로 해외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2005년 중국, 2008년 호찌민 오피스 설립 후 현지 전문가 채용으로 현지 딜 발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해외 투자 확장을 위해 사무소, 인력 등 꾸준한 투자를 진행했다.


해외사업 확장 경험이 많은 전문인력을 사내 경영자문위원으로 둔 것도 도움이 됐다. 스틱은 대규모 펀드 자금과 해외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파트너로서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 돈' 굴리는 사모펀드‥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파트너 역할 기대

자본 수출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기여한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우체국 등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국민의 돈'을 굴리는 국내 사모펀드(PE)가 꼭 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도 PE와 연계한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기조다. 특히 오픈 이노베이션 경영과 해외 기업에 대한 전략적 지분 참여가 확대되면서 PE의 투자 및 회수 노하우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M&A 측면에서 보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M&A 비중은 9.6%로, 선진국의 20~40%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기업을 인수할 때 국민연금 등 연기금 등이 PE를 통해 공동투자할 경우 글로벌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좀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사모펀드 중 해외 M&A 역량을 확보한 다양한 운용사를 육성해 국내 기업의 해외 M&A 파트너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이나 중동 국가들의 경우 주요 연기금이나 국부펀드가 사모펀드들과 공동투자 형식으로 관심 산업에 선제적 투자를 하고 자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PE는 지난 20여 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으며 시장 규모뿐만 아니라, 운용의 질적 측면에서도 일정 궤도에 올라섰다. 지금까지 축적된 운용지식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의 PE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 투자의 대전환을 시도해야 할 때다. 국민연금 등 출자자(LP)들도 보수적 관점과 관행에서 벗어나, 전체 투자액 중 일정 부문은 새로운 영역에 투자하는 도전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재영 삼일PwC경영연구원장은 "국내 시장에서 PE들이 사업을 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면서 크로스보더(국경을 넘나드는) 딜로 나아가야 할 시기가 왔다"며 "PE들이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원리에 따라 잘하겠지만 해외 투자를 하는 데는 외환 문제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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