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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발(發) 상장폐지 올해만 벌써 3건… "비상장화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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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상장폐지…작년 3건·올해도 벌써 3건
주주 간소화에 공시 의무·주가관리 리스크 해소
"활발한 행동주의도 증시 떠나는 요인 중 하나"

공개매수를 통한 사모펀드(PEF)발(發) 자진 상장폐지가 잇따르고 있다. 진행 중인 상장사를 포함 올해 들어 벌써 3건이다. 지난해 자진 상폐가 성사된 건수와 같다. 특히 '행동주의'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상장사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이커머스홀딩스는 29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코스닥 상장사 커넥트웨이브의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한국이커머스홀딩스는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100% 출자로 설립된 법인이다. 현재 커넥트웨이브 지분 48.69%를 보유 중이다. 공개매수 대상은 잠재발행주식 총수의 29.61%인 1664만7864주이며 공개매수가는 주당 1만8000원이다. 이를 모두 취득할 경우 총 규모는 2997억원이다. 공개매수 이후 자발적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커넥트웨이브는 이커머스 플랫폼 '다나와'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주주구성 간소화로 신속한 의사결정

이런 공개매수를 위한 잔여 지분 취득은 자진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율 95%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영어로는 '테이크 프라이빗(take private)'이라고 불린다. 상장사를 '비상장화'하는 전략이다. 올해 들어 국내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공개매수를 통해 쌍용C&E 지분율을 약 93%까지 끌어올렸으며, 홍콩계 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락앤락 지분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총 3건의 '테이크 프라이빗'이 진행 중인 셈이다.


지난해에는 같은 절차를 거쳐 상장 폐지된 상장사가 3곳이었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루트로닉, SK렌터카다. 이 중 오스템임플란트와 루트로닉의 경우 PEF가 주도했다. SK렌터카는 SK네트웍스의 100% 자회사 편입을 위한 상장폐지였다.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는 상장사보다 비상장사가 관리하기 쉽기 때문이다. 지난해 MBK파트너스와 함께 오스템임플란트의 상폐를 주도한 UCK파트너스의 곽승웅 부대표는 "주주구성을 간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상장사보다 비상장사의 의사결정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라며 "상장폐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를 높여 투자 수익을 높이는 '밸류업'을 위해 증시를 떠난다는 설명이다.

'행동주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일부 영향

또한 여러 가지 공시의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도 메리트로 꼽힌다. 상장사는 경영상의 주요 결정사항이나 정보들을 시장에 의무적으로 공개해야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 등 소액주주 활동이 늘어나면서 상장사 경영권 간섭이 예전보다 심해진 것도 증시를 떠나는 요인 중 하나"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당근 위주의 정책이긴 하지만 채찍이 나올 경우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기주총 기준 주주제안 접수 상장회사 및 안건 수는 2020년 26개 회사(59건)에서 올해 40개 회사(93건)으로 늘었다.


또한 주가 등락도 부담이 될 수 있다. PEF의 경우 인수를 할 때 해당 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도 많다. 주가가 인수가 밑으로 하락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기한이익상실, 이른바 '디폴트'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실제로 과거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에이블씨엔씨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인수금융 기한이익상실에 빠졌다. 현재는 완전 정상화된 상황이다. PEF에 투자하는 출자자(LP) 입장에서도 직접 시장에서 매매가 가능한 상장사의 지분을 굳이 사모펀드에 수수료를 줘가며 투자할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점도 '비상장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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