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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부재…증시 맴도는 초단기 자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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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잔액 82.6조·예탁금 56조 기록
MMF 설정액도 하루 새 6.7조 증가…207조
코스피 박스권 장세 지속될 것

증시 주변을 맴돌고 있는 자금이 늘고 있다. 투자 열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줄고,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띠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밸류업·반도체에 이어 뚜렷한 주도주가 없어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짙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82조6553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CMA계좌는 고객의 자금을 증권사가 기업어음(CP)이나 국공채,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금융상품에 매일 투자해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계좌다. 자유롭게 돈을 넣고 뺄 수 있으며 하루만 돈을 맡겨놔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투자하기 전 자금을 대기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올 초만 해도 CMA잔액은 74조7813억원이었으나 4월 말 81조416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한 이후 3거래일 연속 80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CMA 규모가 늘면 두 가지 해석을 내릴 수 있다.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돈을 묶어 두는 경우와 그 반대로 주식 투자에 나서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증시 흐름과 환경을 볼 때, 전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신수연 NH투자증권 Premier Blue(프리미어 블루) 삼성동센터팀장은 "초단기 자금의 증가 사유는 시장관망세의 반영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5월이 전통적으로 부진하다고 하더라도 해당연도의 금융환경에 따라 유기적인 대응이 필요한데, 올해는 일정비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조정 시 매수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예탁금이 감소한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5조9449억원으로 2일(58조7908억원)보다 4.84% 감소했다. 하루 새 2조8000억원이 넘게 빠져나간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을 의미한다. CMA와 같이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통상 투자자예탁금이 줄어들면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단기금융펀드(MMF) 설정액도 빠르게 증가했다. MMF 설정액은 3일 207조400억원으로 전날(200조2874억원)보다 6조7000억원가량 증가했다.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밸류업·반도체에 이어 주도주가 뚜렷이 보이지 않자, 투자 방향을 잃은 투자자들이 MMF에 단기자금을 넣어두고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CMA, MMF 등의 자금이 두드러지게 늘어난 시기가 밸류업 가이드라인 초안이 공개된 날인 2일 전후라는 점에서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대한 시장의 실망이 이 같은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5월 코스피도 '박스피'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를 이끌 주도주도 딱히 없다. 이에 따라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투자자들의 태도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인공지능(AI)·반도체 다음 주도주 후보는 잘 보이지 않고, 지수는 전고점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피는 달러 기준 전고점 수준인 2850포인트 정도를 상단으로 2600~2850포인트 정도의 좁은 박스권 내에서 주도주 없이 빠른 순환매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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