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신용보강으로 투자자 모집 성사
'건설경기·PF우려' 유동성 확보에 부담 요인
HDC 아이파크몰이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측면 지원으로 3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장기간의 자본잠식으로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우량한 계열사의 신용을 빌린 것이다. 하지만 아이파크몰의 자금 조달을 장기간 지원해 온 HDC와 현대산업개발도 최근 신용도가 저하되면서 향후 유동성 확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이파크몰은 최근 증권사들 주관으로 만든 2개의 특수목적법인(SPC)으로부터 3400억원어치의 한도 대출을 받았다. 대출은 상환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대출 3100억원과 후순위 대출 300억원으로 나눠 집행됐다. 만기는 3년으로 2027년 5월에 원리금을 상환하는 조건이다.
이번 대출에는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DB금융투자 등의 증권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대출 원리금을 기초자산(일종의 담보)으로 다른 금융사에서 유동화대출(ABL)을 받거나 채권시장에서 유동화사채(ABSTB)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대출 재원을 마련했다. 아이파크몰 대출에 대한 최종 투자자는 ABL이나 ABSTB를 인수한 투자자들인 셈이다.
이번 자금 조달에는 그룹 내 건설 계열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측면 지원에 나섰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몰이 대출 원리금을 적기에 상환하지 못하면 미상환 채권을 모두 인수해 주기로 하는 계약을 대주단과 체결했다. ABL 대주단이나 ABSTB 투자자가 보유 채권(대출)에 대한 매도권한(풋옵션)을 행사하면 현대산업개발이 이에 무조건 응하기로 하는 내용의 신용공여 계약이다.
아이파크몰이 이런 우회로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한 것은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아 자체적으로 사업비나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이파크몰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결손금이 누적되면서 장기간 자본잠식을 이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7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아이파크몰은 사업 초기인 2004년부터 2013년까지 9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지속했다. 2014년부터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흑자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용산 아이파크몰 증축 및 리뉴얼 공사에 돌입하면서 차입금이 빠르게 불어났다. 당시 대부분의 자금 조달이 모회사인 HDC와 계열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도 지원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HDC와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도까지 악화하면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2022년 광주 학동과 화정동 사고 이후 HDC와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계단 낮췄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Negative)’ 전망을 달았다. 최근에는 치솟는 공사비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까지 겹치면서 건설사 신용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HDC그룹 전체에서 건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건설 부문의 약화는 그룹 전체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최근 아이파크몰의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있지만 차입금 상환 자금이나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