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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중국보다 못하다는 한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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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커졌지만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또 다시 불발
韓 거래 지침 등 투명성 中보다 못하다는 지적


올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적극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나서면서 한국 증시의 상대적 저평가 국면이 조금이라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초 부진했던 증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밝힌 이후 부진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탔다. 이후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등으로 조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6월 들어서는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코스피는 2년5개월 만에 2800선을 탈환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스피 상승의 물꼬를 터준 만큼 계획대로 시행돼 기업들의 가치가 높아지게 되면 오랫동안 한국 증시에 붙어있던 저평가라는 꼬리표를 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지만 밸류업만으로 저평가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불발은 한국 증시에 대한 저평가 해소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MSCI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2024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신흥국에 속하는 한국 지수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한국은 1992년 신흥국 지수에 편입됐고 2009년 선진국 지수로 승격할 수 있는 관찰대상국에 올랐으나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상태다. MSCI가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시장 접근성에 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요건으로는 경제 성장 수준, 주식시장 규모와 자금 유동성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시장 접근성이 있는데 한국의 경우 경제 성장이나 주식시장 규모, 유동성은 이미 선진국 수준이나 시장 접근성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번번이 선진국 지수 진입에 실패했다. 올해 MSCI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한국 증시는 총 18개 항목 중 7개 항목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공매도 관련 항목에서 마이너스(개선필요) 평가를 받으면서 개선 필요 항목이 지난해 6개에서 7개로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해외 금융기관 15곳의 관계자 45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시장 접근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를 담고 있다. 대부분 인터뷰 참가자들은 한국 시장이 사실상 선진시장에 속하지만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편의성과 효율성이 선진시장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한국 시장의 거래 규정이나 지침이 홍콩, 싱가포르 등 선진시장에 비해 투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중국에 비해서도 뒤떨어진다는 평가다. 중국의 경우 시장참여 및 취급 가능 거래 상품은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지만 거래가 허용되는 금융상품에 있어서는 거래 가이드라인이 분명하나 한국 시장은 수수께끼 같은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23조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개인은 7조원, 기관은 12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코스피 2800선 탈환은 외국인이 끌고 간 것이나 다름없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에 달한다. 국내 증시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한국 증시의 진정한 밸류업을 위해서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개선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공시 확대, 배당절차 개선,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등 국내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까지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만큼 더욱 과감한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송화정 증권자본시장부 차장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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