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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안 된 큐텐 한국 사업조직, 티몬-위메프 사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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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폭탄 터질 수도
큐텐發 정산 지연 '산사태'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은 여행 상품 환불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위메프는 전날 저녁부터 재무팀이 나서 현장에서 고객들의 요청을 접수, 환불을 진행했다. PG사(결제대행업체)를 통한 승인과 환불이 막히면서 수기로 접수해 처리해야 했다. 이 자리엔 티몬에서 구매한 고객도 섞여 있었다. 강남구 신사동 티몬 본사가 문을 폐쇄하자 위메프로 달려온 것이다. 하지만 티몬 고객은 위메프에서 환불받지 못했다. 이날 새벽 벌어진 모습은 큐텐의 국내 e커머스 조직 난맥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의 불똥이 금세 티몬으로 옮겨붙을 만큼 돈으로는 엮여 있지만 사태 대응은 일원화되지 못한 것이다.


썝蹂몃낫湲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텐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가 티몬으로 확산되고 있다. 24일 서울 강남구 티몬건물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업계는 큐텐이 티몬, 위메프 등 국내 e커머스 기업을 인수하면서 거래 규모를 키우는 데만 급급했을 뿐 국내에 난립한 자회사를 체계적으로 컨트롤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의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본사 소재지가 싱가포르인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하면서 지난 2022년 큐텐코리아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에는 류광진 대표가 맡았으나 류 대표는 티몬 대표로 옮기면서 현재는 김효종 대표가 맡고 있다. 두 사람 다 G마켓 창립 멤버로 구영배 대표와 20년간 함께 일했다. 김 대표는 티몬 감사, 위메프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구 대표가 측근 몇몇으로 티몬과 위메프를 경영했다는 얘기다. 이러면서 최고경영진은 두 회사를 오가는 반면, 티몬과 위메프 재무팀을 모기업 큐텐의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 소속 직원이 겸직하는 등 기형적인 조직 운영이 일상화했다.


이런 상황은 위메프에서 시작된 사태가 티몬으로 옮겨붙는 과정에서 큐텐의 컨트롤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원인이 됐다. 별도 법인인 두 자회사 모두 재무 구조가 취약함에도 큐텐코리아가 종합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는 "위메프에서 정산 지연 문제가 터진 것은 이달 8일로, 티몬에 영향을 주기 전 보름 정도 대비할 시간이 있었다"며 "사실상 이 기간 큐텐의 컨트롤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서 불이 번지는 것을 못 막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판매 대금 정산이 중단되자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공개적으로 회사 입장을 설명하고 있지만, 류광진 티몬 대표는 입장 발표가 전혀 없이 사실상 잠적 상황인 것도 큐텐 '그룹 차원'에서 경영진 컨트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산 지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판매자는 이탈하고, 소비자도 구매를 멈췄다. 여기에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해주는 PG사도 승인을 막으면서 자금줄이 사실상 막혔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결제대행업체들이 갑자기 승인·환불을 막으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플랫폼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고 돈이 돌아야 정산이 되는 e커머스의 구조를 감안하면 티몬과 위메프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진 셈이다. 정산 대금을 제3의 금융 기관과 연계해 안전하게 보호,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은 실행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이대로 두면 지금 불거진 문제뿐만 아니라 향후 도래하는 정산도 줄줄이 제대로 지급이 안 돼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위메프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외상매입금과 미지급금은 2923억원이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못한 티몬도 2022년 기준으로 보면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가 7110억원이다. 두 회사를 더하면 지급해야 할 돈의 규모가 1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매출 발생 후 정산까지 약 70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초부터 불거진 정산 지연은 두 달여 전에 발생한 매출이다. 앞으로도 줄줄이 정산이 미뤄지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먼저 소비자 피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두 번째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 피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비자 환불자금을 충분히 준비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이어 "티몬과 위메프를 합쳐 판매사에 돌려줘야 할 미정산 대금은 1000억원 정도이며, 큐텐 차원에서 확보하고 있다"며 "(구영배 큐텐 대표가) 해결책을 찾아 모두의 앞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 사태 수습을 책임져야 하는 구 대표는 해결 방법을 찾은 뒤에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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