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11일 올해와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과 중국에 대해선 눈높이를 낮췄다.
이승훈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의 관심 혹은 바람은 오롯이 연준의 '빅 컷'에 쏠려 있는 것 같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가 좋다는 신호에는 둔감한 반면, 경기둔화나 악화를 시사하는 조그마한 파열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장에선 9월 ISM 제조업 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8월 기준 47.2로 예상치 47.5를 0.3포인트 하회했으나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은 실질임금 상승률 둔화에 비례해 소비 신장세가 크게 둔화할 가능성이 작아졌고, 그 사이 설비투자가 점차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를 고려해 올해와 내년 미국 GDP 성장률 전망(전년 동기 대비)을 기존 2.4%와 1.4%에서 2.6%와 1.7%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걱정은 가장 크지만 정작 잘 버티는 국가는 여전히 미국이며, 이 정도의 환경에서 빅 컷을 기본 시나리오로 삼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반면 유럽과 중국 경제 전망 눈높이는 낮췄다. 유럽의 경우 2분기 성장률 수정치 하향 조정(소비 역성장)과 소비 및 서비스업 회복을 반영했다. 중국은 산업생산과 고정투자, 소매판매를 통틀어 민간 자생력이 부재한 데다, 소극적인 정책 대응도 문제라는 판단이다.
이승훈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은 올해와 내년 전망을 기존 0.8%와 1.5%에서 0.7%와 1.1%로 낮춘다"며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것과 달리 내년까지 적극적 금리인하를 해야 할 곳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일 수 있음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중국경제는 올해 상반기 5.0%에서 하반기 4.6%로 둔화할 것으로 본다"며 "성장률 목표 '5.0% 내외'의 하단인 4.8%로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