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내기 위해"…일각선 "은퇴 신호" 분석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보험 전문가 아짓 자인 부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버크셔 클래스 A주식 200주를 1억3910만달러(약 1855억원)에 매각했다고 12일 미 경제지 포천이 보도했다.
이는 자인 부회장이 보유한 버크셔 주식 지분의 약 55%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자인 부회장은 현재 버크셔 주식을 개인적으로 61주, 가족 신탁을 통해 55주, 비영리 법인을 통해 50주를 보유하고 있다.
자인 부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대거 매도한 배경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버크셔 시가 총액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매도한 만큼 단순히 투자상 적절한 시기에 매도했다는 의견도 있다. 버크셔 지분 24.4%를 보유한 체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스티브 체크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에 대해 "조금 놀랍다"면서도 "자인 부회장이 매도하는 이유는 주식이 완전히 가격이 매겨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금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0일 미국 대선 토론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강세를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 시 자본 이득세를 현재 20%에서 28%까지 올리겠다고 했는데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미리 매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캐시 자이퍼트 CFAR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자인 부회장의 매도에 대해 기업 전망에 대한 견해라기보다 개인적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그는 버크셔 주식을 '매수'로 평가한다. 자이퍼트 애널리스트는 "오랫동안 버크셔를 지켜본 사람들은 보험 부문에서 세대교체가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해왔다"며 "내 생각에는 자인 부회장이 떠나려는 것 같고, 이것이 자인 부회장의 주식 매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포천은 체크 사장이 자인 부회장의 매도가 주가가 과대 평가됐다는 신호라거나, 자인 부회장의 은퇴를 암시한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73세인 자인 부회장은 컨설팅 회사 매켄지 출신으로 1986년 버크셔로 합류했다. 2018년부터 버크셔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자인 부회장은 버핏 회장과 수년간 매일 통화를 할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버핏 회장은 2017년 주주 서한에서 "아짓은 수천억달러의 가치를 창출했다"며 "만약 또 다른 아짓이 나타나고, 나와 그를 바꿀 수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거래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94세인 버핏 회장은 2021년 자신의 후계자로 비보험 분야를 이끄는 그레그 아벨 부회장(62)을 지명했다. 그러나 버크셔 주주와 업계 관계자들은 경력이나 보험 사업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자인 부회장을 버핏 회장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로 평가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투자자들은 버핏 회장이 회사를 떠난 뒤 자인 부회장이 아벨 부회장의 경영을 돕기 위해 남을지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