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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눈]"Fed의 금리 인하 속내, 주가 하락 동반될 수 있어…위험관리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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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파트장 인터뷰
고용 경계하는 Fed의 속내 "금리 인하 늦었다"
주도주 매출액 증가율 하락…시장 전반 경계해야

썝蹂몃낫湲 강현기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 주식전략파트장이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금리 인하가 진행되는 동안 주가 하락이 동반될 수 있다. 시장에서 한 걸음 물러설 필요가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파트장은 금리 인하 시기 동안 나타날 수 있는 주가 내림세에 대비해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이같이 말했다.


강 파트장은 최근 시장에 큰 변동성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여의도 증권가에서 가장 먼저 주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 인물이다. 그는 "시장은 금리 인하를 계기로 그간 간과해 온 경기 펀더멘털(기초체력) 하락을 인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주도주 군과 더불어 주식시장 전반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ed 속내 파악해야…"금리 인하 늦었다"

강 파트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이 금리 인하가 늦었으며 미국 고용시장의 약화를 경계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Fed가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ed는 실제 미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거나 향후 나빠질 것으로 판단하더라도 이를 표면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운 기관이다. 그들의 발언보다는 행동을 해석해야 한다"며 Fed의 속성을 언급했다.


이어 "미국 노동부가 지난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을 수정 발표하면서 사실은 고용이 약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동안 Fed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뜨거운 고용시장 때문이고 이를 식히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고용이 그들 생각만큼 뜨겁지 않았던 것"이라며 "결국 빅컷은 그간의 금리 정책 오류를 수정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본다. 이번 금리 인하는 늦었다"고 분석했다.


강 파트장은 Fed가 구인율과 실업률 간의 상대 위치를 보며 고용 약화를 경계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보통 구인율의 하락은 실업률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간 Fed 인사들은 구인율이 4.5%에 이르면 실업률이 급증할 수 있다고 언급해왔다"며 "현재 구인율이 4.6%까지 떨어졌다. 실업률이 추가로 오를 수 있는 임계점 근처"라고 짚었다.


고용은 물론 경제 전반의 기초체력 약화가 향후 상당 기간에 걸쳐 월말 및 월초에 발표되는 지표들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는 게 강 파트장의 설명이다. 그는 "경제에는 박자가 있다. 경기선행지수 변동 이후 동행지수 및 후행지수가 반응한다. 현재 콘퍼런스보드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유의미하게 하락한 상황이다. 이제 시차를 두고 동행지수와 후행지수가 내려올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가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월말과 월초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해석했다.


금리 내린다고 경기 즉시 살아나진 않아…시장 밸류에이션도 비싸
썝蹂몃낫湲 강현기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 주식전략파트장이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가 둔화하고 있는 경기를 때마침 살려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강 파트장은 "경제 주체가 대출하는 행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몇 차례의 금리 인하만으로는 대출이 늘어나지 않는다"며 "향후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생각에 대출받기를 미루면서 금리 인하와 경기 하향이 함께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미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과거와 비교해 다소 비싸다고 강 파트장은 말했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유사하지만 시간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계산 과정에서 과거 10년 평균 주당순이익(EPS)을 사용하는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이 1871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미국 시장 154년 역사상 세 번째로 고평가된 상태"라며 "이는 경제 대공황 직전보다 비싸다. 현재 미국 시장은 결코 버블이라는 단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강 파트장은 "만약 지금의 주식시장에서 '이번엔 다르다'라는 논리가 성립하려면, 정책 당국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경기 둔화를 막을 수 있는 묘수를 갖고 있거나, 경기의 제반 수요 약화에도 불구하고 AI가 독자적인 호황을 구축하거나, 다시금 대중의 투자를 크게 부추길 만한 증시 재료 또는 심리적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까지는 그럴 확률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제가 틀릴 수도 있다. 항상 유연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도주 하락, 위험 관리 필요…"인내력 발휘하라"

강 파트장은 올해 증시를 이끌어온 주도주인 AI 관련주의 움직임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주식시장 버블 마지막 단계에서는 주도주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주변주가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현재도 이와 유사한 모습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매출액 증가율이 내려오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시장은 이미 과열을 겪었으며 하락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바로 지금이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했다.


이어 "AI 기술이 우리의 삶을 더 윤택하게 바꿀 것이라는 점에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동의한다. AI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다만 미래를 바꿀 만한 혁신 기술에 의한 제품 및 서비스가 출시돼도 현실 경기가 부진하면 이와 같은 산출물이 소화되기 어렵다"며 "예를 들면 인터넷은 2000년대 초반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우리 삶에 파고들며 세상을 바꿨다. 하지만 2000년대 초 당시 경기가 부진하자 인터넷 관련 주식이 하락했다. 실물 경기가 부진해 이를 소비해 줄 수요가 위축된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결과적으로는 세상을 바꿨지만 당시로서는 기대 대비 성과가 미미했던) 기술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고 관련주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강 파트장은 향후 금리 인하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그것이 진행되는 동안 시장이 동반 하락할 수 있는데, 추후 시간이 흘러 충분한 하락이 진행됐는지 여부는 금리 수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며 "금리 인하가 마무리돼서 금리가 저점을 형성하는 때 시장은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모든 순간마다 주식 투자를 꼭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투자 시기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이를 충분히 활용하시기를 바란다"며 "요즘처럼 시장이 혼란한 시기에는 한 걸음 물러설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은 때 인내력을 발휘한다면 향후 좋은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더 많이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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