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스타트업, 빅테크 출신 핵심 인재 수뇌부로 영입
유망 스타트업들이 빅테크 출신 핵심 인재를 수뇌부로 영입하며 스케일업에 도전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에 필요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업 구체화 방향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는 판단에서다. 큰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서비스 확장에 나서거나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7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통합 물류 플랫폼 ‘아르고’를 운영하는 테크타카는 최근 아마존 등에서 경험을 쌓은 정찬필 수석 부사장을 영입했다. 물류 전문가인 정 부사장은 2017년부터 아마존에서 글로벌 시장 개척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이다. 베트남 최대 e커머스 티키(Tiki)에서는 현지에 최적화된 물류 및 빠른 배송 시스템을 직접 구축했다.
테크타카는 정 부사장이 아마존, 티키 등에서 축적한 경험을 내부로 고스란히 이식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테크타카는 미주 물류 시장 진출 교두보로 시애틀에 법인 설립을 마쳤다. 정 수석 부사장은 “테크타카는 물류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내부 구성원 74% 이상이 개발 인력일 만큼 IT 중심의 풀필먼트 서비스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적 우수성이 글로벌 사업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기업간거래(B2B)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로 조나단 정 최고경험책임자(CXO)를 임명했다. 정 신임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쿠팡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사용자 경험을 총괄했다. 구글 본사에선 디자인 리드를 역임하며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등 다수의 서비스 출시를 이끈 바 있다. 조나단 정 대표는 향후 마이리얼트립의 맞춤형 여행 상품인 마이팩(MyPack) 사업과 B2B 고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야놀자클라우드도 맥킨지앤드컴퍼니, 삼성전자, 구글 등을 거친 김현정 글로벌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영입했다. 구글에서 구글페이 3.0의 미국 출시를 주도한 김 CBO는 야놀자클라우드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야놀자클라우드는 김 CBO가 보유한 글로벌 사업 확장 경험과 마케팅 노하우가 글로벌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스타트업 특성상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기술력’이 꼽히는 만큼 글로벌 빅테크에서 풍부한 개발 이력을 보유한 전문가를 영입한 곳도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대표적이다. 리벨리온은 올해 구글 출신 컴파일러 전문가 김홍석 박사를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총괄로 영입했다. 김 박사는 구글에서 글로벌 머신러닝 인프라를 총괄하는 ‘코어 머신러닝’ 팀의 엔지니어링 디렉터를 맡았으며, 구글 코리아 연구개발(R&D) 부문 대표직도 역임했다. 리벨리온은 김 박사의 역량을 토대로 AI 반도체 제품의 필수인 SW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쌓은 인재들은 스타트업의 기술 혁신은 물론 성장 가속화의 촉매제로도 작용한다”며 “스타트업들은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인재 영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