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證 유동화증권 발행해 기업에 장기 대출
중견·중소기업 5개社 급한 유동성 마련
만기 차입금 상환 등 재무개선 효과
코스닥 기업 우정바이오를 비롯한 5개 중견·중소기업이 대출담보부증권(CDO) 방식으로 총 660억원의 유동성을 마련했다.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급전 마련에 성공해 자금 사정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대출 원리금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5개 기업에 총 660억원의 3년 만기 대출을 해 줬다. 현대차증권의 대출로 우정바이오가 가장 많은 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동서기공이 250억원을 조달해 뒤를 잇는다. 한성수산식품(52억원), 수지스링크(35억원), 한성식품(23억원)도 유동성을 마련했다.
현대차증권은 재원 마련을 위해 대출 자산을 키움증권 신탁에 맡겼다. 키움증권은 대출에 대한 선순위 및 후순위 신탁증권 각각 200억원, 400억원어치를 특수목적법인(SPC)을 대상으로 발행했다. SPC는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선순위와 후순위 ABS를 발행해 대출 재원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대출받는 각 기업들은 보유 부동산을 SPC에 담보로 제공했다. 보유 토지와 공장 등이 담보로 잡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00억원 규모의 1종 신탁 수익권에 대한 매입 확약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측면 지원했다. 대출 만기에 선순위 ABS를 상환할 만큼 충분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 선순위 신탁 수익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이번 CDO로 가장 많은 대출을 받은 우정바이오는 적자가 지속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가 2022년에 1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3분기 말 현재 21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자금 소요가 지속되면서 차입 부담이 계속 늘어났다. 전체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2017년 9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47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차입금 496억원 중에 절반을 넘는 254억원이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2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ABS 발행 주관사로는 현대차증권 외에도 신한투자증권이 참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우정바이오는 이번에 받은 3년 만기 대출 300억원으로 단기차입금을 상환해 차입금 만기 구조를 장기로 전환해 단기 차입금 상환 부담을 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동서기공, 한성수산식품 등도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CDO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재무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